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구호가 있었듯이 누구나 자유롭게 살기를 원한다. 자유롭게 살려면 국가와 경제와 삶의 순환생태계가 자유롭게 짜여져야 한다. 낮에는 태양이 환하게 비추니 밤보다 훨씬 자유롭다. 태양이 비춘다함은 모든 물적정보와 생물요소가 투명하게 공개된다는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낮시간에 근무하는 기업의 모든 정보도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자유롭다. 자율시장질서가 더욱 활성화될수록 부가가치와 일자리도 더더욱 창출된다. 재무정보가 분식되어 있고, 투명하지 못하면 서로를 의심하여 거래가 줄어들고 소득도 일자리도 위축될 수 밖에 없다.
기업의 재무정보와 신용자료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전제에서 거래는 시작된다. 믿을 만한 재무제표의 창출자는 일차적으로 기업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적재무자료가 믿을만한 공적재무정보로 탄생되려면 외부인의 독립적회계감사를 받아서 제대로 공시되어야 한다.
이같이 외부회계감사는 기업의 거래와 경제에 '자유 신뢰 투명 밝음'을 비추는 최초수단이다. 외부감사는 기업을 속박하는 규제개념이 아니라, 경제를 선순환시키는 자유로운 공기와 같은 것이다.
그런데 정부정책은 외부회계감사를 기업규제(規制)라는 시각으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회계업무는 과거의 기획재정부에서 분리된 금융위원회가 맡고 있다. 금융은 모든 객체가 바로 돈(현금)과 실물이고, 견물생심으로 쉽게 만져지고 횡령·유용될 수 있으므로 규제일변도가 맞다. 그러나 회계는 돈 자체가 아니고, 실물거래의 그림자이며 돈의 숫자표시에 불과하므로 절취될 수 없다.
분식되거나 변경된 숫자는 언젠가는 노출되므로 영구히 숨길 수도 없다. 따라서 생물체인 돈과 실물의 흐름을 기록하는 그림자에 불과한 비생물회계를 외부감사하는 것은 규제개념이 아니다. 그림자인 회계숫자를 실물로 되살려보는 자율순환개념이다.
세계경제규모 10위권의 나라에 회계감사대상기업이 2만여개 밖에 없다. 중소기업들의 규제완화주장을 받아들여, 외부감사 대상기업을 자산규모 70억원 이상 → 100억원 이상 → 120억원 이상으로 계속 축소조정하여 왔기 때문이다. 회계감사를 받는 해당기업은 비용과 시간이 일부 투입되어 불편하겠지만 그 기업외부의 나머지 이해관계자 수백명(임직원, 근로자, 거래처, 납품자, 경쟁회사, 신규창업자 등)은 각각 기업의 재무정보를 일일이 검증하지 않아도 되니 더욱 자유로와진다.
기업의 재무정보가 투명해지면 물적시장의 거래와 취업·채용·창업 등의 인적자원시장 개념이 더욱 활성화된다. 재무자료를 기업 스스로 작성해서 임의공표한 것은 아무리 수백번 공시해도 공신력있는 재무제표가 아니다. 오로지 외부의 독립적회계감사인이 적법히 감사한 재무제표만이 그래도 믿을만하다.
따라서 회계감사는 기업거래와 재무제표에 믿음과 자유로움을 주는 유일한 수단이다. 이와 같이 외부감사는 규제개념이 아니고 경제활성화·거래촉진제의 개념이고, 어둠이 아니고 밝은 햇볕의 개념이다. 따라서 외부회계감사는 특정기업을 옭죄는 속박·규제가 아니고 다른 모든 기업과 많은 개인을 자유롭게 풀어놓는 자유·해방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
외부회계감사가 규제가 아니고 공기와 같은 자율개념이 되려면 현행 주식회사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과 같은 규제특별법으로는 안된다. 회사법이나 상법에 “모든 회사는 감사받은 재무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라고 자율 일반법으로 규정해야 한다. 일반법에 규정되면 주식회사뿐 아니라, 유한회사·합명회사·합자회사·학교·종교·금고·신협·조합·비영리법인·아파트 등 여러 사람이 주고 받는 돈이 돌아가는 모든 조직이 회계감사를 받아 스스로 신뢰와 자유로움을 얻고 주변의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도 자유 또는 믿음을 줄 수 있다.
외부회계감사는 현장감사를 통한 부정과 문제발견, 회계오류수정 등의 구체적 결과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특정조직에 대해 매년 정기적으로 외부감사한다는 개념만으로도 조직을 건전화시킨다. 부정이나 횡령 등을 원천적으로 예방하거나 아예 큰 사건을 꿈도 꾸지 못하게 하는 견제효과도 크다. 그래도 외감법으로 강제감사하니까 한국의 회계투명성이 완전꼴지는 아니다. 누가 보는 곳은 깨끗하지만, 남이 전혀 오지 않는 곳은 지저분함과 같은 이치이다. 견물생심으로 오는 분식회계와 분쟁조직이라도 외부감사를 제대로 계속한다면 결국 자율정화될 수 밖에 없다.
결국 외부감사는 기업에 대한 규제가 아니라 모든 조직이 잘 돌아가게 하는 자율원동력이다. 외부감사를 받지 않으면 기업의 경영자만 편하고 모든 이해관계자가 불편하고 공익피해를 보므로 이게 바로 規制다. 반면에 외부감사를 제대로 받으면 기업의 경리실무자만 불편하고 기업내외부의 모든 관련자가 공명정대해지고 혜택을 보니 이것이 바로 自由, 自律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