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금융감독원 제공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위 사진)이 5월 23일 서울대학교 기술지주회사 주최로 이 대학 창업가정신센터 4층 옛 해동학술문화관에서 열린 '핀테크 코리아 비전 2016' 행사에 참석해 정부 핀테크 지원정책을 설명하며 이 같은 인사말을 해 재계에서 화제다.
진 원장은 이 자리에서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가 되기 위한 새로운 도전은 성공보다 실패를 동반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강조했다. 세계에서 스타트업을 하기 가장 좋다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조차 성공률이 1%에 불과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사정이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하버드대학교 학생이 창업을 한다고 하면 주위에서 축하를 해준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만약 서울대학교 학생이 창업한다고 나서면 주변에서 한숨소리만 들린다는 말을 들었다고 진 원장은 소개했다.
“이러한 인식 차이는 우리나라에서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그 대가가 너무 크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해석이다. 그는 이와 관련 미국 미시간주에서 1990년 설립된 '실패박물관'에는 아직도 실패로부터 소중한 교훈을 얻고자 하는 각 기업 제품 개발자나 마케팅 담당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예로 들었다. 실패박물관은 신제품 및 브랜드 전문 컨설팅 회사인 아버스트래티지그룹이 운영 중이다.
진웅섭 원장은 이어진 인사말을 통해 “국내에서도 이제 실패의 책임을 개인에게 묻기보다는 실패를 용인하거나 수용함으로써 도전은 가치 있는 것이고 새로운 도전의 결과인 실패는 공공재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지난해 서울대 공대 교수 26명이 공동 저술한 '축적의 시간'을 통해 제언한 것도 이런 우리 산업의 현실을 바로세우기 위한 노력의 하나일 것으로 그는 평가했다. 창조와 실패를 반복하며 축적된 시행착오 경험이 혁신을 통해 우리 경제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발판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진웅섭 원장은 설명회를 통해 창업기업이 우수한 아이디어만으로도 다수의 소액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십시일반' 크라우드펀딩 제도가 도입돼 올해 1월 출범 후 5월 3일까지 100일간 32개 기업이 펀딩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크라우드펀딩 투자자수는 2343명이고 투자금액은 57억7000만원으로 집계됐다. 2018년까지 3년동안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자금조달 규모는 27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진 원장은 특히 “핀테크의 경우 이미 시장에서 입증된 것을 복제하는 수평적 진보라기보다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수직적 진보”라고 말했다. 그는 이와 관련 페이팔의 공동창업자 피터 틸이 자신의 저서 '제로 투 원(Zero to One)“에서 새롭게 사업을 시작하려는 창업가들에게 조언한 내용을 인사말의 결론으로 전했다.
“시간이 흐른다고 미래가 되지는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