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특별자치시(이하 세종시)에 적을 두고 있는 납세자들이 열악한 납세환경으로 인해 적지 않는 불편을 겪고 있다.
세종시 출범 이후 급격한 인구증가로 현재 거주하는 주민수가 23만명을 넘어서고 있음에도, 세금 신고·납부 관련 업무를 처리하는 세무서는 단 한 곳도 없는 상황이다.
세종주민이 세무서를 방문하기 위해서는 20km 이상 떨어진 공주세무서를 찾아야 하는 불편이 계속되자, 곳곳에서 지역주민들의 납세 편의성을 고려해 세종세무서 신설을 하루 빨리 앞당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5월 현재 세종시에 거주하는 주민 수는 약 23만569명.
2012년 7월 세종시 출범 당시 10만명에 불과했던 인구도 2013년 12만명, 2014년 16만명, 2015년 22만명을 기록하는 등 지속적인 '플러스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에는 세종시 인구가 30만명에 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상태다.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세수(稅收) 증가폭도 커지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세종시의 국세업무를 관할하는 공주세무서의 세수는 2012년 4287억원에서 지난해 1조원(9653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부가가치세 신고인원은 2만1411명에서 3만1112명으로 증가했다. 법인세 신고인원도 2395명에서 3528명, 양도세는 6833명에서 1만1326명으로 각각 늘었다.
이 처럼 세원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세종시 내 세무서 신설은 깜깜 무소식이다.
이 문제가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앞서 지난해 광주·대전지방국세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세종시 인구가 20만이 넘고, 2030년까지 50만 인구를 만들려고 하는데, (업무는) 공주세무서에 하고 있느냐"라는 지적이 나온바 있다.
국세청도 세종시 출범 이후인 2013년을 기점으로 해마다 세종세무서 신설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 지난해 5월에는 세종지서 신설을 행정자치부에 요청했으나, 행자부는 '세종시에 별도 세무서를 신설할 만큼 도시 규모가 크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미승인'을 통보했다.
이에 국세청은 차선책으로 '공주세무서 세종지서'성격인 '공주세무서 세종납세지원센터'를 열었다.
세목별 신고창구 및 상담기능을 갖추고 있지만, 재산·법인세 관련 세금을 신고·납부하기 위해서는 공주세무서를 찾아야 하는 만큼 납세편의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노릇.
국세청도 이 문제를 고려해 공주세무서의 관할 구역을 공주와 세종으로 분리시켜 세종세무서를 신설하는 안(案)을 재차 행자부에 요청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관할구역이 분리됐을 때 공주서의 규모가 축소돼 세무서의 기능을 상실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국세청은 세무서의 유지에는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분리·신설했을 시 납세관할 인원은 공주서 11만3000명, 세종서 22만3000명으로 각각 집계되는데, 영월(8만6000명)과 영덕(9만1000명)보다 많다는 근거에서다.
세종시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납세편익 차원에서 관할 지역을 분할해 세무서를 신설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서울 2개 지역을 비롯해 부산, 광주, 세종 등 총 5개 지역이다. 이들 지역 모두 납세관할 구역이 넓어 세원관리에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재 세종시청 인근에 세종세무서 부지(1만 5000여㎡)는 마련되어 있다.
'2017년도에 세무서 건립(2019년 준공)을 착수한다'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의 1차 가검토안만 수면 위로 오른 상황에서, 공무원 조직을 늘리는데 반대 의사를 표출하는 행자부가 기존 입장을 거둘지는 미지수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세종세무서 개청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되, 당초 계획보다 조기 건립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윤태화 가천대학교 회계세무학과 교수는 "세종시 인구가 점점 늘어나는데 세무서가 한 곳이 없다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국세행정이 국가에서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는 만큼 세수가 있는 곳에 납세자의 편의를 위해서라도 세무서 설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