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는' 상속·증여세도 머리만 잘 쓰면 다소 적게 낼 수 있는 방법이 여럿 있다. 세법이 워낙 복잡해 쉽사리 눈에 띄지는 않지만 곳곳에 스며든 '합법적인 節稅의 길' 은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 피상속인 병원비는 피상속인의 재산으로 내는 것이 좋다
통상 중병을 앓고 있는 부모님(피상속인)의 병원비를 자식들이 갹출해서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비록 부모님이 풍족한 재산을 가지고 있어도 부모님의 병은 내 힘으로 고쳐드리겠다는 것이 '자식된 도리' 라 여겨지기 때문.
그러나 상속이 일어난다는 '최악의 경우'를 가정할 때 이는 세금측면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불러온다. 병원비가 많지 않다면 별다른 문제가 아니겠지만 병원비가 엄청나게 나올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피상속인의 재산으로 병원비를 내면 그만큼 상속재산이 줄어 세금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자식들의 재산에서 병원비 등을 결제하면 상속을 받아도 세금은 세금대로 다 내야한다.
'자식된 도리' 도 좋지만 부모님이 평생을 모아 물려주는 '피 같은' 돈을 세금으로 내고 싶지 않다면 한번쯤 전향적인 생각을 가져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 '손자' 예쁘다고 증여하면 세금은 '왕창'
손자가 예쁘다해서 아들이나 딸에게 상속·증여하지 않고 손자에게 재산을 물려주면 세금측면에서 엄청난 손해를 볼 수 있다.
현행 법상 세대를 건너 뛰어 손자에게 재산을 상속하면 무려 30%의 할증세율이 붙어 세금이 과세되기 때문이다. 정상적으로 아들이 상속을 받고 아들이 손자에게 상속을 받아 두 번에 걸쳐 상속세를 징수해야 하는데 이러며 상속세를 한 번밖에 과세 할 수 없기 때문.
그러나 상속 전 아들이 사망해 상속받을 이가 손자밖에 없는 '대습상속' 상황이라면 할증과세를 피할 수 있다. 또한 상속받을 아들이 나이가 많거나 건강이 안 좋은 경우 할증과세를 받더라도 손자에게 상속하는 것이 유리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주판'을 잘 두드려보고 결정할 일이다.
■ 엄청난 상속세 재원, '보험' 으로 해결하자
흔히 부모님이 자식에게 재산을 상속할 때 '현금뭉치'를 내놓지는 않는다. 주로 주택이나 부동산 등의 형태로 된 재산을 물려주는 경우가 많다.
비록 주택이나 부동산을 상속받는다고 해도 상속세를 낼 돈이 없다면 쾌재를 부를 수가 없다. 예를 들어 30억원 짜리 주택을 상속받으면 상속세가 5억원에 가깝게 나오기 때문에 주택을 팔거나 저당 잡혀야 세금을 해결할 수 밖에 없다.
이럴 경우 생명보험 등 '보험상품'을 이용하면 상속세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피상속인을 피보험자로 설정하고 자녀를 수익자로 삼아 종신보험을 가입해 두는 것. 다소 '매정한 방법' 인 듯도 하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고 판단될 경우 한번쯤 고려해 볼 만 하다.
하지만 기억해둘 것이 있다. 보험계약을 자식들로 하지 않거나 보험료를 피상속인이 직접 내면 생명보험도 상속재산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상속재원을 마련도 못하고 보험료도 상속재산에 들어가 세금액수만 더 커지는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