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계열의 공익재단이 보유한 주식이 편법 상속증여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야권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에서 이 같은 악용 사례를 막기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7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성실공익법인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현재 공익법인이 내국법인의 주식 등을 기부(출연)받을 때, 상속세 또는 증여세 과세가액에 불산입되는 한도를 내국법인의 의결권이 있는 발행주식 총수 등의 5%로 정하고 있다. 쉽게 말해 일반 공익재단이 5%의 이하의 계열사 지분을 인수할 땐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소리다
여기에 공익법인의 총자산 기준으로는 총자산 중 주식보유한도를 30%의 범위로 제한해 공익법인이 지나치게 계열사 주식 등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성실공익법인에 대해서는 일반 공익법인의 두 2배인 10%(주식보유한도)까지 증여세 면제대상 범위를 확대하고 있고, 총자산 기준에 따른 주식보유 비율은 전혀 제한을 받지 않도록 되어 있다.
박영선 의원은 "성실공익법인이 재벌의 편법적인 상속·증여 및 계열회사 지배 강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박 의원은 대기업 계열 공익법인들이 계열사 주식을 대거 보유하는 방법으로 세금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은 바 있다.
이에 따라 성실공익법인 제도 자체를 폐지해 공익재단이 계열사 지분을 5% 이상 보유하면 과세 대상이 되도록 하는 개정안도 발의했으나 여당에 반대로 제동이 걸렸다. 올해도 부당한 상속·증여를 막고 조세형평성을 높인다는 차원에서 성실공익법인제도를 폐지하는 법안을 내놨다.
특히 국민의당도 편법적인 경영권 승계 수단으로 공익법인이 활용되지 못하도록 제동 장치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은 조만간 재벌계열 공익재단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는 법안을 조만간 발의할 예정이다.
거야(巨野)가 된 야당이 본격적으로 재벌 지배구조 '손보기'에 나선 것이다.
일각에서는 기무문화 확산을 위해 공익법인의 주식 보유 한도를 늘리자는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같이 찬·반 의견이 대립하자 정부는 재계와 공익법인 등 이해관계당사자를 불러 이달 말 공청회를 열 계획이다. 앞서 지난 1일 최상목 기획재정부 차관은 "공익법인은 보유재산이나 소득의 일정비율 이상을 공식목적 사업에 사용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는데 나라마다 (비율이) 다르다"며 "이달 중 공청회를 열고 주식보유 한도에 대한 논의의 장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