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섭 이화여대 부총장이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회계법인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김 부총장은 회계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적지않다는 점에서 회계업계는 지난 연말부터 김 부총장의 회계법인 설립에 바짝 긴장하며 관심있게 지켜봐 왔다.
김일섭 이대 부총장은 13일 조세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법무법인 광장이 운영하는 광장회계법인을 축으로 선일회계법인을 합병시킨 회계법인이 4월초 출범할 것"이라며 "회계법인 규모는 30∼50명 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총장은 "이화여대 부총장 임기가 2월말로 끝나는 만큼, 3월초에는 광장회계법인에 입사해 광장회계법인을 재설립하는 일을 주관할 것"이라며 "선일회계법인과 합병을 통해 30명선으로 광장을 키운 뒤 다시 경력회계사를 받아들여 최종 50명 선에서 회계법인을 출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총장은 1946년 부산 출신으로 서울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받았으며 공인회계사와 미국 공인회계사로 활동하며 삼일회계법인, 금융개혁위원회, 금융감독위원회, 회계연구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 회계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 부총장은 경기고, 서울대 출신으로 삼일회계법인 부대표와 회계연구원 원장, 공인회계사회 부회장 등도 거쳤다.
다음은 김일섭 이화여대 부총장과의 일문일답
▲회계법인을 설립한다고 들었다. 신설 회계법인인가 아니면 기존회계법인 인수방식인가.
--법무법인 광장이 광장회계법인도 같이 운영하고 있는데, 여기에 3월 초 입사할 예정이다. 광장회계법인의 경우 세무전문가 위주로 구성돼 세금업무를 주로 하고 있다. 여기에 감사업무와 컨설팅업무를 추가해 재창설 개념이다.
아울러 선일회계법인과도 합병이 예정돼 있는데 광장과 선일이 합병하면 회계사 규모는 30명 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현재 경력 전문가도 추가 모집하고 있는데 모두 구성되면 출발할 때는 총 회계사 수는 50명 선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삼일회계법인 출신이어서, 삼일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들이 이탈해 가세할 것이라는 소문도 있는데.
--현재 광장회계법인과 선일회계법인 구성원들도 모두 삼일회계법인 출신들이다. 거기에 삼일회계법인에서 추가로 나올 회계사들이 있을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나오게 된다면 우리가 만드는 회계법인으로 올 것으로 확신한다. 이 부분은 삼일회계법인과의 관계도 있어 말하기가 조금 조심스럽다.
▲앞으로 회계법인은 기업에 대해 6년 이상 감사를 못하게 돼 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삼일회계법인 고위직 출신자가 회계법인을 신설하는 것은 6년이상 감사를 못하게 되면 많은 고객회사를 잃게될 삼일이 사실상 두 개의 회계법인을 운영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들리는데.
--잘 아시겠지만, 저는 삼일회계법인과 그렇게 썩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대립각을 세우겠다는 것도 아니다. 그렇게 우려하는 사람들은 상상력이 참으로 풍부한 분들인 것 같다. 결코 삼일과의 관계가 우려하는 그런 관계는 되지 않을 것이다.
▲글로벌화 추세에서 국내회계법인들은 회계감사보고서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소위 '빅4'에 해당하는 외국 대형회계법인과 제휴가 필수적이다. 외국법인과의 제휴관계는 어떻게 구상하고 있나.
--아직은 외국 회계법인과 제휴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새롭게 출범할 우리 회계법인이 일정규모 이상 성장하면 고려는 할 것이다.
지금의 욕심은 순수 토종으로 명품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현재 1단계로 생각할 것은 내실과 체제구축에 전력하는 것이다.
그러나 관련법에서 은행과 종합금융회사가 회계감사를 받으려면 공인회계사 수가 100명 이상이 되는 회계법인과 품질관리계약 등을 해야한다.
만약 외국회계법인과 제휴를 하게 된다면 국제화되면서 글로벌화의 필요에 의해 하는 것이지, 외국회계법인과의 제휴만을 목적으로 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 나라 회계법인 시장은 현재 삼일회계법인과 하나안진회계법인, 삼정회계법인, 합병이 예상되고 있는 '안건-영화'회계법인 등 소위 빅4회계법인이 석권하다시피 하고 있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있나.
--현재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시장에서도 '빅4'에 해당하는 회계법인들이 과점하는 체제로 돼 있다. 그러나 이런 체제가 오래 가리라고 보지는 않는다. 또 가서도 안된다. 몇 년 지나고나면 지각변동이 이뤄지고 4개 독점체제는 더 유지될 수 없는 상황이 오리라 본다.
▲현재 국내에는 수많은 중소회계법들이 있다. 이들도 빅4회계법인 독주체제가 오래 가지 않는다고 주장할 수 있다. 이들 회계법인과의 차별화 전력은 뭔가.
-우리는 회계감사를 실시할 때 3년 이상 경력회계사만 실무에 투입할 계획이다. 수습회계사들은 단순 보조일 뿐, 3년 이상 경력자가 실제로 감사를 실시한다.
현재 대부분의 회계법인들은 수습회계사는 물론 주니어 회계사들을 감사실무에 투입하고 있는 것에 비춰보면 분명 차별화된 전략이다.
또 현재 중소회계법인들은 감사에 대한 품질관리에 있어서 중앙통제가 되질 않는다. 우리는 분명하게 이원화로 운용할 것이다.
회계감사서비스에 대해선 중앙에서 집중관리할 것이다. 반면, 세무나 컨설팅 업무는 업무의 기본성격상 개인역량이 크게 영향을 미친다. 업무 특성으로 봐 회계감사 외적인 비감사부분은 개인역량으로 대체할 것이다.
특히, 회계법인 대표인 저 스스로도 감사실무에 뛰어들 것이다. 직접 감사하며 일하겠다.
▲장기적으로 회계법인 규모를 얼마까지 키우는 것이 목표인가.
--분명하게 말 할 것은 규모를 100명 이상 키울 생각은 없다. 100명 정도 규모가 가장 건강하고 활력이 있으며, 조직원들이 가깝고 일이 잘된다.
또 그 정도 규모가 회계감사에 대한 위험이나 품질관리를 하는 것이 가능한 한계다. 100명 규모가 될 때까지는 기획을 통해서 규모를 키우고, 그 뒤에는 자연성장할 것이다. 일부러 덩어리를 키우지는 않겠다.
100명 정도 규모로 커지는 시기는 길게잡으면 2008년 3월쯤이 될 것이고, 일이 더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2006년 말에도 가능하리라 본다.
▲새롭게 출범하는 회계법인 이름과 출범시기는.
--회계법인 명칭은 현재 몇 가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데, 광장회계법인과 선일회계법인이 합병을 하는 과정에서 결정될 것이다.
그리고 선일회계법인과의 합병은 3월 15일로 예정하고 있고, 회계법인의 첫 걸음은 4월초가 될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 [지식파일] 합병에
따른 이익의 증여와 부당행위계산 부인 -분식결산과 불공정합병-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