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단체대표연설 "'중부담-중복지' 위한 증세논의 시작할 때"
국민의당 정체성? "보수의 친구, 진보의 동료"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대표는 22일 현 시대정신을 '격차해소'로 규정하고 "국회 차원에서 가칭 '격차해소를 위한 20대 국회의 로드맵'을 짜야한다"고 제안했다.
안 대표는 이날 제20대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는다면 우리 공동체는 무너진다"며 "격차를 해소하지 못한다면 우리 공동체의 안녕을 장담할 수 없다"고 이같이 말했다.
이어 "갑이 을에 대한, 을이 병에 대한, 병이 정에 대한 기득권을 이대로 고수하다가는 갑도 을도 병도 모두가 패자가 되고 말 것"이라며 "공공은 민간에 대한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국민이 위임해준 권한을 원래 자기 것이라고 착각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사회 곳곳의 강자들의 기득권 내려놓기를 통한 '격차해소'를 주장했다.
그는 재벌 대기업을 향해 "재벌대기업은 하청업체에 대한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천민자본주의에서 벗어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분야에 집중해 존경받는 한국의 대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겨냥했고 노동자들을 향해서는 "정규직이 비정규직에 대한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기성세대는 미래세대에 대한 기득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칭 '격차해소를 위한 20대 국회의 로드맵'에 대해 "상임위별로도 마련하고, 의장이 주도가 돼 전체 국회 차원에서도 마련하기를 제안한다"며 "20대 국회 4년 동안 무슨 분야에서 어떤 격차를 해소시켜 나갈지, 여야가 함께 목표를 세우자. 그리고 이를 국민에게 제시하자"고 밝혔다.
또 심각한 저출산 문제를 거론하며 "2030년부터는 총인구가 준다. 2060년이 되면 인구구조가 역삼각형이 된다. 지금 정신 단단히 차려야 한다"며 미래 세대를 위한 '미래 일자리 특위' 구성을 거듭 제안했다.
그는 "아이들에게 죄를 짓지 않겠다는 의무감을 우리는 강하게 느껴야 한다"며 "미래일자리특위는 변화를 준비하는 정치의 상징이다. 변화를 두려워하고 변화에 둔감했던 낡은 정치에 대한 강렬한 고별사"라고 호소했다.
안 대표는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20대 국회 역할과 관련해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국민 안전사회로의 역할 ▲기회의 사다리 역할 ▲교육 개혁 등을 내세웠다.
특히 "이제 '증세 없는 복지'라는 거짓의 동굴에서 나와야 한다"며 증세 논의를 제안했다.
그는 "20대 국회는 우리 사회가 어느 정도 복지를 늘려가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누가 얼마나 더 부담을 질 것인지에 대해 공개적으로 토론하고 사회적 공론의 과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당은 지금의 '저부담-저복지'에서 '중부담-중복지'로 가야 한다고 말해 왔다. 복지수준을 OECD의 중하수준으로 올리기 위해서도 수십조 원의 재원이 요구된다"며 "정부의 세출구조조정, 비과세 감면 축소 등이 우선입니다만 궁극적으로는 증세에 대한 전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칫하면 이 과정에서 국론이 분열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제는 어렵다고 해서 피할 수는 없는 일이 되어 가고 있다. 국회가 아니면 이 어려운 일을 맡을 곳은 대한민국에 어디에도 없다. 20대 국회가 책임감을 가지고 '복지수준과 조세부담수준'을 다뤄야 한다. 이것이 국민이 바라는 일하는 국회"라고 역설했다.
특히 안 대표는 그동안 국민의당 정체성에 대한 국민적 의문에 대해 처음으로 "보수의 친구, 진보의 동료"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국민의당은 따뜻한 보수, 합리적 진보와 함께 열린 정치를 해 나갈 것이다. 일체의 주저 없이 협치에 나설 것"이라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 기득권에 맞설 수 있는 것, 민생의 바다로 자신 있게 뛰어들 수 있는 것, 진영논리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사고하고 행동할 수 있는 것이 국민의당의 지향점이고, 따뜻한 보수와 합리적 진보와의 튼튼한 공통분모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안 대표는 지난 4.13총선 결과, 국민의당이 26.74%, 636만표를 받은 것을 언급, "민심은 변화를 선택했다. 국민의 뜻은 '바꿔라'였다"며 "민심은 거대 양당의 기득권에 균열의 종을 난타했다. 상대를 비난하고 버티기만 하면 1등을 하고 2등을 하는 낡은 정치독점시장에 종언을 고했다"고 새누리당 더민주를 겨냥했다.
이와 함께 박근혜 정부를 향해서는 ▲남북 관계개선 ▲청년 일자리 적극 대처 ▲구조조정을 넘어 구조개혁 등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