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과 관련, 20조원의 추가경정예산(추경) 추진을 놓고 여야가 심의 시기를 놓고 줄다리기에 들어갔다.
새누리당은 29일 "추경은 타이밍"이라며 야당이 강조하는 지방재정과 지방교육재정에 약 2조원씩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은 추경통과를 의례적으로 해주는 거수기가 아니다"고 구체적 추경 내용을 압박했다.
새누리당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혁신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추경은 타이밍이 중요하다. 이번 추경은 고맙게도 야당에서 먼저 의견이 제시됐고,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겪으면서 급물살을 타 발표됐다"며 "국회도 빨리 심의·승인을 해야 할 것이다. 어떠한 정치적 논란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조속한 심의를 강조했다.
특히 김 정책위의장은 정부가 편성하는 추가경정예산안을 활용, 지방재정과 지방교육재정에 약 2조원씩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매년 예산편성문제로 논란이 되고있는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예산 등에 지방교부금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추가 배정하겠다는 의미다.
그는 "(추경으로) 일자리, 실업대책, 그리고 민생, 또 금액적으로 굉장히 큰 게 뭐냐면 지방재정과 교육재정에 2조원씩 재원이 교부돼 지방경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더민주 등 야당이 누리과정 예산 편성과 관련해 중앙정부의 부담을 강조해온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추경안 통과를 위한 야당 압박용인 셈이다.
김 의장은 "하나 특징적인 것은 중국의 불법어로 활동을 저지하고 중소 조선사에 일감도 주고 손에 기술이 묻어 있는 인력이 조선업 현장을 덜 떠나게 하기 위해서 어업 감시선과 지도선 등 관공선을 조기에 발주하도록 정부와 협의해 추경에 담겠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더민주는 전날(28일) 발표한 정부의 하반기 경제 운용 계획의 추경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다고 거듭 지적하며 구체적인 추경내용과 이로 인한 경제적 효과를 밝힐 것을 압박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성장률도 하향 조정하고 브렉시티를 계기로 해서 추경까지 하겠다고 했는데, 과연 이 추경이 정부가 의도한대로 우리 경제를 어느 정도 회복의 길로 가져갈 수 있을 것인지 회의적이 아닐 수 없다"고 꼬집었다.
김 대표는 "추경 발표가 근본내용이 나와 있지 않고 과거처럼 각 부처의 숙원사업을 나열하는 식으로 과연 경제에 어떤 도움 줄 것인지 불확실하다"며 "지난 2년에 걸쳐 추경을 했는데 그 추경이 경제 미치는 효과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가 추경 발표를 하면서 구조조정과 관련한 사항이 전혀 언급이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지난 추경을 보면 3년 동안 경제 운용의 가장 큰 맹점이 결국 경기 부양한다고 하고 금리 내리고 돈 풀고 해서 아베노믹스 흉내낸 것인데 어떤 결과를 가져왔나"라며 "부동산 활성화를 가져온 거 외에 별다른 성과가 없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냉정하게 판단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조속히 공표해 주시기 바란다"고 정부를 압박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이 '추경은 타이밍'이라며 조속한 추경 통과를 강조한 것에 대해 "구체적 추경안 주지 않고 빨리 통과 시키는 게 맞느냐"며 "야당은 추경통과를 의례적으로 해주는 거수기가 아니다"고 못 박았다.
우 원내대표는 "추경 편성을 시작도 안했는데 편성도 안 된 추경안을 통과 시켜달라고 하는 건 옳지 않다"며 "제출 지연이 더 걱정이라고 말씀 드린다. 7월말에서 8월초에 제출 예정인데 7월에 통과 시켜달라는 황당한 이야기는 안 했으면 좋겠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