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전자부품·자동차, 제2 조선 가능성 크다"

제2의 조선· 철강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전자부품과 자동차도 선제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나금융그룹의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6일 '2016년 하반기 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조선·철강의 구조조정은 예견된 참사”=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현재 정부 주도로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조선과 향후 구조조정 대상으로 지목된 철강의 몰락은 수년전부터 예견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수출 포트폴리오와 한국의 수출 포트폴리오 분석에 따르면 조선, 철강 등 일부 산업에서 한국의 포트폴리오 비중이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것. 때문에 경기 침체 시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연구소는 해석했다.

이주완 연구위원은 이와 관련 “글로벌 시장과 포트폴리오 갭이 클 경우 불황기에 진입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리스크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선의 경우 글로벌 포트폴리오는 3~4% 수준인데 한국은 7~12%를 유지해 왔다”고 덧붙였다.

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철강 역시 지난 25년 동안 글로벌 포트폴리오에 비해 국내 수출 비중이 항상 2~3배 높았던 것으로 드러난다. 이에 따라 공급과잉이 발생하면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제2의 조선·철강은 전자부품과 자동차”= 보고서는 “같은 논리에 따라서 전자부품과 자동차가 제2의 조선·철강이 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진단했다.

이주완 연구위원은 “조선과 철강 외에 포트폴리오 갭이 큰 산업은 전자부품과 자동차인데 현재는 성장성이 높아 심각한 위기를 느끼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에서 성장성이 둔화되는 순간 급격한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선제적 구조조정과 비중축소 작업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특히 전자부품의 일부 섹터에서는 이미 장기불황의 터널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주완 위원은 관련해 “중국을 진앙으로 한 공급과잉으로 인해 LCD, LED, 휴대폰은 이미 레드오션으로 변한 상태라는 해석을 내놨다. 이와 함께 2차전지, 반도체, OLED도 수년내 비슷한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그는 우려했다.

보고서는 자동차의 경우 아직 공급과잉 이슈가 심각하지 않지만 수요가 정체되는 순간 불황이 시작되고 포트폴리오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한국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반기 음식료, 반도체는 안정, 조선, 해운, 철강 등 7개 업종은 불황”=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산업별 경기 사이클에 따른 불황업종도 선정해 밝혔다.

지난해 말 불황업종으로 선정된 조선, 해운, 철강, 비철금속, 섬유, 일반기계 외에 디스플레이가 추가됐다. 의류는 제외됐다. 경기 정점을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반도체는 여전히 안정업종으로 분류됐고 음식료가 새롭게 안정업종에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