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대통령도 속은 거냐…검찰 고발해야"
주호영 "명백한 불법행위, 사법적 문제 검토해야"
정병국 "친박, 계파해체 선언하라…철저한 진상규명"
◆…'친박' 핵심 실세인 새누리당 최경환(왼쪽), 윤상현 의원이 지난 4.13총선 공천과정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실세인 최경환 의원과 윤상현 의원이 20대 총선 공천개입 파문이 커지고 있다.
최경환·윤상현 의원이 지난 4·13 총선 공천 과정에서 개입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TV조선이 18일 공개한 것이다.
이들은 친박 좌장인 서청원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화성갑 지역구에 김성회 전 의원이 출마 움직임을 보이자 '대통령 뜻', '친박 브랜드'를 내세우며 다른 지역구로 옮길 것을 압박했다.
이에 당권주자인 김용태, 주호영, 정병국 의원은 19일 "명백한 불법행위"라며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특히 김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했고 정 의원은 친박계를 향해 '계파해체'선언을 압박했다.
김 전 의원은 18대 경기 화성갑 지역구 의원으로 친이계다. 19대 총선 당시 친박인 고(故) 고희선 전 의원에 밀려 공천 탈락했고 고 전 의원이 지병으로 별세하자, 재보궐에 나서려했지만 서청원 의원이 출마하면서 공천 탈락했다. 이후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으로 임명되어 공천탈락에 따른 '달래기 인사'라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TV조선이 공개한 녹음파일에 따르면, 윤 의원은 지난 1월 말 수도권 출마를 선언한 김 전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빠져야 된다. 형, 대통령 뜻이 어딘지 알잖아. 형 거긴 아니라니까"라고 지역구 변경을 요구했다.
또 "형이 일단 전화해, 빨리, 형 안 하면 사단난다니까. 형 내가 별의별 것 다 가지고 있다니까. 형에 대해서", "까불면 안 된다니까"라고 하는 등 협박하기도 했다.
이에 김 전 의원이 "최경환 부총리가 전화하면 (지역구 변경을) 하겠다"고 하자, 윤 의원은 "바로 전화하라고 할게"라고 했다.
이후 최 의원은 김 전 의원과 통화에서 "감이 그렇게 떨어지면 어떻게 정치를 하나? 하여간 빨리 푸세요. 그렇게 하면 우리가 도와드릴게"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이 "지역구 변경이 VIP(대통령) 뜻이 확실히 맞는 거냐"고 거듭 확답을 요구하자, 최 의원은 "그럼, 그럼, 그럼, 그럼"이라고 답했다.
김 전 의원은 화성 갑에서 화성 병으로 지역구를 옮겼지만 경선과정에서 탈락했다.
당권주자이자 비박계인 김용태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박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도 속은 거냐"며 "이제 박근혜 대통령이 답해야 한다"고 대통령의 입장을 촉구했다.
김희옥 비대위원장을 향해서도 "당장 총선 백서를 폐기하라"며 "만천하에 드러난 막장공천의 주역들, 당의 이름으로 검찰 고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한구 전 공천관리위원장을 향해서도 "이제 진실을 털어놓으시기 바란다. 정녕 지난 공천 이 위원장 단독으로 하신 거냐"며 "아니면 이 위원장은 그저 깃털에 불과할 뿐 몸통은 따로 있었느냐. 진실을 밝히는 것만이 네 번씩이나 국회의원의 영예를 안긴 새누리당에게 마지막으로 보답하는 길"이라고 압박했다.
김 의원은 "지난 막장 공천은 당원과 국민에게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대통령과 청와대를 병풍 삼아 떡 주무르듯 공천권을 좌우한 '권력농단' 사건"이라며 "동지를 사지를 몰아넣고 국민과 당원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 정치테러"이라고 비난했다.
또 다른 당권주자인 주호영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에 나와 최, 윤 의원의 녹취록에 대해 "법적으로는 타인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언행을 하면 그것이 협박죄"라고 지적했다.
이어 "또 '여러 가지를 알고 있어서 말을 듣지 않으면 사달이 난다'는 정도까지 이야기를 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그것은 법적으로 거의 불법행위에 가깝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우선 사실관계를 명백히 조사해서 당헌당규에 위반되는지,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인지, 사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인지 단계적으로 다 검토해서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병국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친박 실세 공천 개입 파문에 대해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며 "새누리당 일각의 계파폐권주의의 밑낯을 보여주고 있어 참담하다. 당에서 진상조사를 조속히 실시해서 이번 파문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 의원은 친박계를 향해 "친박은 계파 해체를 선언하라"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 당의 화합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계파 해체가 우선돼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어 "공천개입에 이어 당대표선거까지 (친박이) 개입할 경우, 새누리당은 몰락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며 "존립의 문제 생겨 이대로 갈 수 없다. 새누리당을 완전히 개조해야 한다"고 거듭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