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정열의 나라로 불리는 스페인. 그만큼 스페인은 뜨거운 태양과 열정적이고 강렬한 분위기가 인상적인 곳이다. 하지만 직접 마주하면 정반대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서정적이고 차분한 도심 풍광과 웅장함 속에 숨어 있는 소소한 이야기들 때문이다. 기대하지 않았던 작은 즐거움들은 투우와 탱고보다 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한다. 오랜 역사만큼 셀 수 없이 많은 이야기를 품은 스페인. 반전의 매력이 있는 스페인의 숨은 모습을 찾아가보자.
천년의 이야기를 품은 톨레도
유럽 어느 도시를 가든 오래되지 않은 곳이 없고 역사적으로 소중하지 않은 곳이 없지만 천년 고도의 톨레도는 더욱 인상 깊다. 도시의 삼면이 강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중세시대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톨레도는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서 버스로 50분, 기차로는 30분 정도 달려가면 만날 수 있다.
보통 마드리드를 여행하며 왕복티켓을 끊어 당일 코스로 많이 찾는 곳이지만 다시 돌아가는 차편에 오를때쯤 왕복티켓으로 구입한 걸 후회하게 된다. 그만큼 톨레도는 매력적인고 볼거리도 다양하다.
중세시대 분위기를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옛 시가지를 걸어보자. 로마시대부터 16세기까지, 마드리드가 수도가 되기 전 무려 1000년 동안 스페인의 중심지였던 톨레도. 그 역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옛 시가지는 스페인의 진짜 모습을 만날 수 있고 로마시대 원형경기장과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다양한 문화까지 엿볼 수 있다.
그중 톨레도 대성당은 고야, 엘 그레코, 티치아노가 그린 프레스코화를 감상할 수 있어 관광객이 꼭 한번쯤 들르는 곳이다. 프랑스 고딕 양식으로 1227년 건설을 시작해 무려 266년 동안 지어졌으며, 규모는 길이 113m, 너비 57m에 이른다. 세월을 품은 웅장한 외관이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데 내부는 더욱 놀랍다.
톨레도 중심에 우뚝 솟아 있는 '알카사르' 도 빼놓을 수 없다. 스페인에서 무어인들을 몰아내기 위해 13세기 지어진 건축물이다. 본래 통치자의 숙소로 사용된 이곳은 수차례 전쟁으로 인해 재건을 거쳐 현재에 이르며 군사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외관은 마치 동화 속에 등장하는 공주의 성 같다. 월트 디즈니의 '백설공주' 배경이 된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헤밍웨이가 사랑한 도시 론다
론다는 어느 도시보다 수식어가 많은 여행지다. 그만큼 다양한 매력이 공존하는 곳이기도 하다.
해발 750m에 위치한 이곳은 헤밍웨이가 사랑했던 도시이며 스페인에서 투우가 가장 먼저 생겨난 곳이기도 하고, 낭만의 도시라고도 불린다. 또한 헤밍웨이의 소설이자 영화로도 만들어진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의 무대가 된 누에보 다리가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웅장한 산악지대는 절경을 이루고 차분한 도심 풍광은 마음까지 편안하게 하며, 소소한 볼거리로 가득한 골목길을 걸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즐겁다. 론다에 머무는 자체로 행복해지기 때문이다.
빼놓지 말고 들러야 할 곳은 투우 경기장. 투우의 발상지인 만큼 스페인에서 가장 오래된 투우장이 자리한다. 최대 수용 인원은 6000명. 1785년 건설된 론다 투우장에서는 현재까지도 이따금씩 투우 경기가 열린다.
'누에보 다리'도 놓치지 말자. 120m 깊이의 웅장한 협곡에 자리한다. 이곳은 1793년 지어졌다. 높이는 무려 150m. 근처 카페에 앉아 차 한잔에 멋진 풍광을 즐기는 여유를 가져보자. 헤밍웨이가 왜 그토록 가장 낭만적인 도시라고 극찬했는지 알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