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오는 11일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9일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허 사장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11일 오전 9시30분에 출석토록 통보했다"고 전했다.
허 사장은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KP케미칼이 지난 2006년 회계장부 조작을 통해 국세청을 상대로 벌인 250억원대의 소송사기와 지난 2013년 부산지방국세청의 롯데케미칼에 대한 세무조사를 무마하기 위해 세무법인 대표 김 모씨에게 수천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있다.
허 사장은 2008년부터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 이사와 KP케미칼 대표를 겸직했고, 2012년 롯데케미칼 사장에 올랐다.
한편 검찰은 세금소송 사기와 관련해 허 사장 바로 직전에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KP케미칼의 대표이사를 역임했던 기준 전 롯데물산 사장을 조세포탈 혐의로 지난달 23일 구속했다.
기 전 사장은 허 사장 직전인 2006~2007년 사이 KP케미칼의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며, 2008년 2월부터 약 2년간 제2롯데월드 시행사인 롯데물산 대표를 지냈다.
검찰은 기 전 사장이 롯데케미칼의 비자금 조성 과정과 제2롯데월드 인허가 과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해왔다.
기 전 사장의 구속에 이어 허 사장에 대한 소환 조사로 롯데케미칼에 대한 수사가 빨라질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롯데 수사가 본격적인 비자금 수사로 넘어갈지에 대해 재계와 법조계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검찰의 롯데그룹 수사는 그야말로 전방위적으로 진행 중이다.
지난 6월10일 롯데 정책본부 등 17곳에 대한 압수수색과 이후 14일 롯데건설 등 10곳에 대해 추가 압수수색으로 롯데그룹 비자금 수사에 대해 칼을 빼든 검찰은 이후 롯데케미칼과 롯데카드 등으로 수사 반경을 넓혀갔다.
이후 6월22일에는 롯데홈쇼핑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롯데홈쇼핑 재승인 과정에서 미래부 등 관계에 로비를 했는지 여부에 대해 수사가 진행됐다.
검찰은 최근 신격호 총괄회장이 사실혼 관계에 있는 셋째부인 서미경씨 모녀에게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을 증여해 주는 과정에서 약 6000억원대의 세금을 탈루한 정황을 잡고 수사를 진행 중이며, 롯데건설의 비자금 조성 과정도 단서를 잡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