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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행정8부(재판장 김필곤 부장판사)는 최근 L씨가 제기한 증여세부과처분 취소소송 항소심에서 "L씨가 중국인 K씨에게 주식을 명의신탁한 것은 K씨의 기업투자 체류자격 취득을 위한 목적에서였고, 그로 인해 사소한 조세경감이 생긴 것에 불과하다"며 "조세회피목적이 없어 과세가 위법하다"고 판결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U사의 대표 L씨는 자기가 소유한 U사 발행주식 1만주를 중국인 K씨에게 명의신탁했다.
국세청은 이를 상증세법상 명의신탁 증여의제 규정을 적용해 증여자에 해당하는 명의신탁자 L씨를 연대납세의무자로 해 L씨에게 증여세를 부과했다.
당국의 과세에 L씨는 "K씨가 출입국관리법상 기업투자 체류자격을 확보할 수 있도록 U사의 주식을 명의신탁한 것일 뿐, 명의신탁으로 인해 회피되는 조세는 존재하지 않거나 아주 사소한 정도에 불과하다"며 과세가 위법하다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1심인 행정법원 재판부는 "L씨가 K씨에게 한 주식의 명의신탁은 K씨의 기업투자 체류자격 취득을 목적으로 이루어졌고, 명의신탁에 조세회피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며 과세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고 판결했다.
1심 재판부는 그 근거로 "K씨는 딸이 대한민국 유학 등을 위해 출입국관련법령상 1회에 부여받을 수 있는 체류기간의 상한이 가능한 한 장기일 필요가 있었는데 기업투자 체류자격의 1회 체류기간의 상한이 3년으로 다른 체류자격에 비해 높다"고 밝혔다.
이어 "K씨가 U사를 이용해 기업투자 체류자격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외국인투자촉진법의 규정에 의한 외국인투자기업에 해당해야 하고, 외국인투자기업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외국인의 투자금액이 5000만원 이상이어야 하는데, K씨가 U사에 투자 명목으로 지급한 금액이 이 요건의 하한인 5000만원 이었다"고 판시했다.
고법 재판부는 또 "만일 L씨가 K씨에게 한 명의신탁으로 조세회피를 적극적으로 의도했다면 하한인 5000만원보다 더 많은 주식을 K씨에게 명의신탁 했을 것이므로 하한만을 명의신탁 했다는 것은 K씨의 기업투자 체류자격 취득이라는 조세회피와는 다른 목적에서 명의신탁이 이루어졌다는 점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1심 재판부는 "U사가 이 사건 명의신탁 후 곧바로 외국인투자기업으로 등록했는데, 만약 L씨가 조세회피목적으로 주식을 명의신탁한 것이라면 구태여 외국인인 K씨에게 명의신탁해야 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보이고, 실제로 K씨는 U사가 외국인투자기업으로 등록된 후 기업투자 체류자격을 취득해 최근까지 그 자격을 유지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1심 재판부는 "L씨는 회사 설립 당시부터 K씨에게 명의신탁 한 이후까지 계속 과점주주였기 때문에 제2차 납세의무를 회피할 목적으로 보이지 않고, 나아가 U사 설립 이후 현재까지 세금을 체납한 사실도 없어 제2차 납세의무가 성립할 개연성도 없었다"고 판단했다.
고법 재판부는 결국 "1심 판결이 정당하므로 국세청의 항고를 이유없어 기각한다"며 L씨의 손을 들어줬다. [참고 판례 : 2015누6646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