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여야는 서로 '네 탓' 공방을 벌이는 정쟁을 되풀이하고 있는 모습이다.
야당은 24일 추경안 처리 전제조건으로 내세운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청문회, 즉 '서별관회의 청문회'의 조속한 개최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청문회 협상에 나서지 않는 여당을 향해 추경안 처리 의지를 의심했다. 새누리당은 '최경환-안종범' 증인채택을 압박하는 야당을 비판하면서 추경안 '추석 전 집행'을 강조했다.
새누리당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2017년도 예산안 최종 당정협의에서 추경 처리가 늦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모든 피해와 국민들의 고통에 대해 야당이 책임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추경에다 청문회를 거는 연계전략은 정쟁이 우선이고 민생은 뒷전이라는 야당의 고질적인 본색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야당을 겨냥했다.
그는 "역대 추경안을 정부가 편성해서 국회에 제출했는데 국회가 심의의결 통과시키지 않은 전례가 없다"며 "추경이 지연 되서 오는 모든 피해와 국민 고통에 대해 야당이 책임져야 하고 여당 또한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추경은 20대국회에 국민이 요구한 협치의 시험대였다"며 "국회가 헌법에 나와 있는 자기 할 일을 하지 않고 정부를 견제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거듭 야당을 비판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이날 당정협의에서 "추경통과가 언제 될 지 모르는 상황이 되어 안타깝고 국민들께도 송구스럽다"며 "추경은 타이밍이다. 추석 전에 집행되기 시작해야 4개월 동안 사업을 완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 부총리는 "본예산과 달리 추경은 올해 연말까지 4개월간 집행돼야 하는 예산"이라며 "본예산처럼 1년을 두고 보는 시간적 여유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저희가 자꾸 시점을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이 추경 처리 조건으로 내세운 서별관 회의 청문회에 대해 "정기국회가 곧 개회하는 만큼 국회에서 잘 합의해서 처리하시는데 정부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야당을 달래기도 했다.
하지만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이날 '서별관회의 청문회'의 조속한 개최를 촉구했다.
특히 8.27 전당대회 전 마지막 비대위 회의가 열린 이날 김 대표는 서별관 회의와 관련해 "정부가 (청문회 증인 채택에) 전혀 협조적인 자세가 없다"며 "증인 참석하는 사람들이 창피 당한다 생각하는데 그 어마어마한 돈이 분식회계 처리된 것에 대한 국민적 궁금증을 어떻게 풀 것인가"라고 힐난했다.
그는 "산은과 수출입은행에 대해 청문회를 개최해 우리 조선산업이 왜 이런 상황을 맞았는지,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문제를 파헤쳐서 알려야만 추경에 의미가 있다"며 "정부 여당이 추경과 관련한 청문회를 정상 개최해주길 희망한다"고 압박했다.
나아가 "아직도 추경 예산 전망이 안 보인다"며 "정부가 추경예산이 경제상황 필요해 추경 편성 한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추경이 없어도 상관없는 것인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도 "부족한 추경안이라고 해도 그것으로 도움 받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하루빨리 처리가 됐으면 한다"고 서별관 회의 청문회 개최를 거듭 압박했다.
한편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서별관회의 청문회와 추경 처리를 동시에 추진할 것을 거듭 주장했다.
그는 대전 동구 중앙시장 활성화구역 상인회 사무실에서 열린 현장 비대위에서 "우리 당은 어떤 경우에도 증인채택과 예결위원회를 병행해서 일괄 타결을 해야 한다는 제안을 했다"며 "추경은 추경대로 청문회는 청문회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새누리당이 기획재정위원회와 정무위원회의 연석회의 형태의 청문회를 수락했다. 그러나 아직 더불어민주당과의 완전한 합의가 되지 않았다"며 "추경과 청문회는 병행처리해서 꼭 추경을 통과시킬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기대하는 바로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이다. 조속한 합의를 위해 오늘 오후 상경하는대로 원내대표단을 만나 추경 및 청문회 문제를 매듭짓도록 하겠다"며 "그렇지 않으면 결국 추경도 안 되고, 청문회도 안 되고, 경제도 죽고, 노동자도 눈물을 흘리기 때문에 국민의당이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