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율 인상이 세수 증가에 도움이 된다는 실제적인 근거가 없으며, (법인세율 인상이)국제적인 추세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5일 김학수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조세재정연구원과 국민경제자문회의 공동으로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열린 '법인세 부담 수준에 대한 평가와 시사점' 토론회에서 발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김 연구위원은 발제에서 "올해도 법인세율 '정상화'라는 이름으로 최고세율 3%p 인상안이 제기되며 사회적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그간 추진해온 보완대책 효과가 나타나기 전까지 더 많은 시간과 법인세율 인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정책 목표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기존의 데이터와 다양한 연구를 분석한 결과 법인세율을 올리자는 주장이 상당히 우려스럽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법인세율 인하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법인세율 인상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법인세율 인하의 투자확대 효과는 여러 거시경제 변수 및 기업들이 처한 여건에 따라 명확히 나타나지 않을 수 있으나 법인세율 인상에 따른 부정적인 효과는 명확하다"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법인세율 1%p인상이 0.3~0.5%의 고용 감소와 0.3~0.6%의 노동소득 감소를 초래한다"고 밝혔고 아울러 "법인세 부담은 모든 경제주체에 전가되며, 소득재분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우며 법인세율 인하정책이 부자감세로 비난받을 대상이 아닐 뿐만 아니라, 법인세율과 투자 사이에는 음(-)의 상관관계가 존재한다는 점은 부정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법인세율 인상은 다른 경제주체에 전가된다는 기존 연구결과는 쉽게 찾을 수 있으며 개방경제하에서 법인세 인상의 부담은 상당부분 다른 경제주체에 전가된다는 것이 일반적이라는게 김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법인세율 인상 논란은 기업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국제적인 법인세율 인하 추세에 맞춰 정책방향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위원은 "2008년 이후 16개 OECD 국가들이 법인세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법인세율을 인하했으며 미국, 일본 등 자본수출국들도 법인세율 인하를 검토하고 있는 점은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법인세율 정책방향을 수립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2009년 3%p 최고세율 인하 이후 긴 시간 동안 진행된 법인세율 논란은 기업들에 정책적 불확실성을 추가적으로 부과하며 기업들의 경영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왔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단일세율을 채택한) 영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경우 법인세율에 대한 명확한 정책방향을 제시하며 우리 기업들이 가졌을 정책적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위원은 꼭 증세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증세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 즉 조세왜곡이 상대적으로 적은 세목부터 우선적으로 세율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위원은 "어떤 이유에서든 반드시 증세를 해야 한다고 한다면 증세 대상은 조세왜곡이 상대적으로 덜하고 다른 국가들과 비교하여 세부담이 낮은 세목이어야 한다"며 "법인세에 의해 초래되는 조세왜곡은 여러 세목 중 가장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조세왜곡이 상대적으로 적은 세목은 부가가치세, 개인소득세의 순서다"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의 주요 세목별 세수의 GDP 대비 비중이 OECD 국가들의 평균보다 낮은 것은 소득세와 소비세이고 법인세의 경우는 소폭 높은 수준"이라며 "세목에 의해 초래되는 조세왜곡의 수준이나 세목별 세부담 수준 국제비교를 통해 살펴볼 때, 증세의 우선순위는 소득세-소비세-법인세의 순서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김 연구위원은 법인세 증세를 통해 사회복지지출을 확대하는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표했다. 법인세율 인상이 국가재정에 장기적으로 도움이 안된다는 이유에서다.
김 연구위원은 "기존 연구를 살펴보면 법인세 인상을 통해 복지재원을 충당할 경우 실업률이 높아지며, 정부부문이 충분히 큰 경우 복지재원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다른 세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법인세 증세는 단기적으로 세수를 증가시키지만 중장기적으로 국가재정의 상태를 악화시키며 법인세 증세를 통해 사회적 후생이 증가하는 경우는 실업률이 비효율적으로 낮아서 법인세 증세에 의해 실업률이 효율적 수준으로 높아질 경우뿐"이라고 전했다.
더불어 "국가의 복지지출 수준은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 국가의 경제규모 즉 얼마나 부유한 국가인가에 의해 결정된다는 연구가 있다"며 "이 연구는 법인세가 전체 조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수록 사회복지지출이 축소된다는 결과를 제시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또한 OECD 국가들의 데이터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법인세 증세는 국가경쟁력과 효율성을 악화시키고 결과적으로 사회복지지출을 축소한다는 결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