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새누리당 정진석,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
11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협상이 가까스로 전날(31일) 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타결되면서 1일 오후 본회의에서 통과될 전망이다.
국회 예결특위는 최대 쟁점이었던 교육시설자금 목적(학교 우레탄 트랙 교체와 노후교실 대체, 교직원 통합관사 설치 등) 예비비 증액 규모로 2000억원을 증액하는 것으로 절충했다.
또한 청소년 생리대 지원 등 복지예산으로 1800억원을 증액하기로 했다.
하지만 야당이 주장한 개성공단 입주기업 지원을 위한 예산은 편성하지 않되, 향후 여야가 피해지원에 노력하기로 부대 의견을 달았다.
여야는 정기국회 첫날인 이날 추경안 처리가 가능해진 것과 관련해 "늦었지만 다행"이라고 안도했다. 그러면서도 새누리당은 누리과정 예산 증액을 주도한 야당을 향해 "일방 강행"이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야당은 이번 정기국회 내년도 예산안 심의에서도 '민생'에 명운을 걸겠다고 다짐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길고 어려운 협상이었지만 추석 전 11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집행할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며 "추경이 통과한 만큼 정부는 신속한 후속조치 추진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11조원 규모 추경이 국회에 온지 38일 만에 오늘 오후 2시 본회의에서 처리된다"며 "다소 늦어졌지만 일자리를 잃게 된 분들, 자영업자, 지역 상업인들이 추석을 앞두고 작은 희망을 갖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리과정 예산 증액을 단독 처리한 야당을 향해 "먼저 야당은 원내지도부 합의결과를 존중했으면 한다"며 "원내지도부 합의는 국민과의 약속"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협치는 불가능하다"며 "약속이 이행되지 않으면 협치는 이루어지기 어렵다"고 거듭 꼬집었다.
정 원내대표는 "국민과의 약속을 한 번도 아니고 몇 번씩이나 당내 강경세력 반발이나 어떤 정치적 이유로 파기하고 뒤집어버린다면 원만한 여야 협상이 되겠느냐"며 "새누리당은 19대 국회 때 과반이 넘는 의석을 갖고 있었지만 국회 운영과 관련 여야 합의 없이 일방 강행, 날치기 처리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고 강변했다.
그는 "국회, 국가 운영, 여야 협상에는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며 "학교에서 아이들 건강을 해치는 우레탄 교체, 어려운 여학생을 지원하는 일에 누가 반대를 하나. 그러나 나라곳간에서 돈을 꺼내는 일은 법과 절차, 금도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추경과 본예산은 엄연히 그 목적과 비목, 집행절차 시기가 다른 것"이라며 "11조원 추경은 구조조정, 일자리, 지역경제 활성화가 목적이다. 2017년 본예산이 제출된 만큼 여러 복지예산은 내년 본예산에 충분히 반영할 수 있고 여야가 논의할 수 있다"고 거듭 야당을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전날 밤 이루어진 추경 합의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면서 "교육 지원 예산을 통해 누리과정 문제를 일부 숨통이 트이도록 한 것은 큰 성과"라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이번 추경안을 꼼꼼하게 다룬 이유는 국민 세금이 헛된 곳에 쓰이지 않고 절실하고 어려운 계층에 쓰이도록 배려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앞으로 본예산 심의과정에서도 형식적으로 대충 넘어가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특히 우 원내대표는 이날부터 시작되는 정기국회에 대해 "20대 첫 정기국회인 만큼 제대로 성과를 낼 수 있는 국회를 만드는데 전념하겠다"고 했다. 또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이번 정기국회의 명운을 걸겠다"고 다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전기세 누진제도 개선 ▲통신세 인하 문제 ▲서민 주거 ▲사교육비 ▲가계부채 문제 해결 등을 거론하며 "국민이 고통을 느끼는 생활상 문제를 해결하고 대안을 제시하는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윤호중 정책위의장은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와 관련해 "증세 없는 확장적 재정정책이라는 박근혜정부의 재정운영 정책의 기조가 총체적으로 실패했다"면서 "내년도 예산안을 현미경 심사해 우리 당의 재정 정책을 하나하나 꼼꼼히 관철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역시 원내정책회의에서 "국가재정법상 교육청의 부채는 국가예산으로 상환할 수 없지만, 이제는 우회적 배상으로 교육청 부채에 대한 상환 길이 트였다"며 "2000억원 의미는 정부가 누리과정 예산 편성의 잘못을 인정한 것으로 큰 소득"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