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금융위원회 제공
임 위원장은 이날 채권단의 한진해운 법정관리 신청 결정과 이어 터진 해상운송 차질 같은 후폭풍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에 대해) '잘못된 것 아닌가'라고 문제 제기된다면 되레 '제2의 변양호 신드롬'이 생길 수 있도록 하는 것 아닌가”고 반문했다.
변양호 신드롬은 공무원이 논쟁적인 사안이나 책임질만한 결정을 회피하는 이른바 보신주의 현상을 꼬집는 말로 우리 사회에 일반화한 상태다. 2003년 외환은행의 론스타 매각을 주도했던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이 헐값매각 시비에 휘말려 구속된 사건에서 비롯했다.
임 위원장은 “기업 구조조정을 추진할 때는 '원칙'을 분명히 세우고 이를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제하고 “한진해운에 적용된 원칙은 당사자 손실분담 (주인이 있는 회사에 대해선 부족한 자금을 스스로 조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에 대해선 수차례 강조했던 부문이고 한진그룹에다가도 채권단이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임 위원장의 이런 말은 금융당국과 채권단의 이 같은 원칙에 한진그룹이 부응하지 못했고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은 결국 한진에 책임이 있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임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기자들로 부터 질문을 받기 전에 “(한진해운의 법정관리와 관련해) '한진그룹과 협의가 없었냐' '채권단 결정에 대한 검토 인지가 없지 않았던 것 아닌가”라는 질문이 많았다”고 자문한 뒤 스스로 답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해양수산부와 금융위원회는 만약의 사태 발생에 대비해 시나리오별 대책을 논의해 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진해운의 정상적인 '상황파악'이 쉽지 않았다”며 “대비를 모두 할 수 없었던 한계가 있었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는 임 위원장이 한진그룹의 협조가 원활하지 않았다고 우회 비판한 것으로 기자들 사이에서 받아들여졌다.
임 위원장은 이어 “안전하게 화물을 운송할 책임은 당연히 한진해운에 있고 여전히 한진해운은 한진그룹의 계열사”라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회사와 해운산업 재활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경주해 나가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며 조 회장의 결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한진해운이 운임을 받고 배에 물건을 실었으므로 제대로 운송하는 것이 기업의 책임이고 이는 한진그룹 전체의 신용도와도 관련한 문제”라며 “단순히 도의적 책임만의 문제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임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한진그룹이 물류 대란 해결에 나선다면 정부(해양수산부와 금융위원회)도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을 채권단이 한진 측에 이미 전달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