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서울본부세관(세관장 노석환)은 지난 5월 필리핀에 건설 중장비 등을 불법 투자하고 굴삭기(포크레인)를 밀수출한 토목공사업체 대표 A씨를 외국환거래법 및 관세법 위반으로 입건해 검찰 고발했다고 8일 밝혔다.
관세청에 따르면 A씨는 해외직접투자 신고 없이 필리핀 광산개발사업에 덤프 차량 및 건설중장비 32대를 반출하는 등 불법 투자하고, 캐피탈 대출로 매입한 굴삭기(포크레인) 2대를 밀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2012년 8월 덤프트럭 차주들을 대상으로 필리핀 니켈광산 투자설명회를 열고 "트럭을 광산현장에 임대하고 그곳에서 일을 하면 높은 임대수익과 급여를 보장할 수 있다"고 유혹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국내 건설경기 불황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던 덤프트럭 차주들은 덤프트럭 임대료 및 급여로 월 800만원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을 믿고 생계수단인 덤프트럭을 필리핀으로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게 A씨는 덤프트럭 차주 27명으로부터 총 27대의 트럭을 모집한 후 유조차 2대, 페이로더 1대 등과 함께 투자수출이 아닌 일반수출로 허위 신고, 이를 필리핀으로 불법 반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A씨 말에 속아 기대를 안고 필리핀으로 향했던 덤프트럭 차주들은 필리핀 노동자들 반대로 광산 일을 해보지도 못한 채 돌아와야 했으며, 약속한 장비 임대료도 단 한푼 지급받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광산개발업체 직원 K씨(한국인, 불법체류)가 해당 차량들을 무단점유하고 돌려주지 않고 있고, 한국에서 차량지입 및 관리를 담당했던 차량지입업체들 마저 폐업해 27명의 투자자들은 약 10억원에 달하는 피해를 봤다.
서울본부세관 관계자는 "국내 경기침체, 일자리 감소를 틈타 고수익을 내세우며 해외 투자를 권유·알선하는 경우 이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며 "해외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외국환거래법에 따라 반드시 외국환은행에 사전에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