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세종시 국세청사에서 역외탈세와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는 한승희 국세청 조사국장. 이날 한 국장은 해외금융계좌 신고 기간에 자진신고하지 않은 36명의 역외탈세 혐의자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 1월에는 역외탈세 혐의자 30여건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실시해 5월 말까지 총 25건을 종결, 2717억원을 추징했다고 전했다.
지난 8일 미국과의 금융정보교환 협정이 발효된 가운데, 국세청은 이를 토대로 역외탈세자에 대한 세무조사 강도를 높여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12일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 7일 한-홍콩 조세조약 및 한미 금융정보 자동교환협정(이하 FATCA) 비준 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미국은 하루 뒤인 8일 즉시 조약이 발효됐으며 홍콩은 오는 27일 발효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은 이번 두 조약 발효의 의미에 대해 스위스, 싱가포르, 홍콩 등 전 세계 약 120개 국가가 참여하는 '역외 금융 및 비금융 과세정보교환 인프라'가 사실상 완비된 것이라고 전했다.
몇 년 전까지 일부 국가의 금융회사는 금융 비밀주의를 확고하게 유지해 사실상 역외탈세자의 비밀금고로 활용되어 왔다는 것이 국세청의 설명이다.
국세청은 2012년 스위스, 2013년 싱가포르 조세조약이 개정되고 앞으로 홍콩까지 조세조약이 발효되면 그간 접근할 수 없었던 홍콩 소재 계좌정보, 재무정보 등 역외탈세를 입증할 수 있는 과세정보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또한 국세청은 FATCA 발효로 미국으로부터 계좌정보 및 금융소득정보를 매년 제공받을 수 있게 되었다고 전했다.
◆…과세당국 간 금융정보 자동교환 개요.
아울러 국세청은 내년 이후 다자간 금융정보자동교환협정(MCAA)에 따라 스위스, 싱가포르, 홍콩, BVI, 케이맨제도 등 100개국으로부터 계좌 및 금융소득 정보를 매년 제공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세청은 국민 대다수가 납세의무에 대해 병역의무와 같은 수준을 기대하고 특히 역외탈세에 추상같은 법 집행을 바란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세청은 역외 금융 및 비금융 과세정보교환 인프라를 본격 가동해 역외탈세혐의자를 보다 치밀하게 추적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세무조사를 엄정히 실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아직까지 해외 계좌 및 소득을 과소신고하거나 미신고한 납세자는 빠른 시일 내 수정신고 또는 기한 후 신고를 통해 과태료 또는 가산세 감면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 관계자는 "촘촘한 국제 공조망으로 역외탈세는 더 이상 숨길 곳이 없어졌으므로 앞으로 성실납세가 최선임을 인식하고 세금을 정직하게 신고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