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세력의 속칭 '메뚜기형' 시세조종 등 자본시장의 불공정거래 사례들이 속출함에 따라 금융감독당국이 적발 사례와 함께 투자자 유의사항을 안내했다.
금융감독원은 20일 '제2차 국민체감 20대 금융관행 개혁'의 일환으로 오는 23일 증권 불공정거래 신고센터 홈페이지에 '투자자경보 게시판'을 개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차적으로 올해의 주요 조사사례를 선별한 뒤 투자자 유의사항을 안내할 방침이다.
◆…2016년 월별 주요 조사사례
특히 작전세력의 속칭 메뚜기형 시세조종 건으로 적발된 사례를 살펴보면 전업투자자 '갑'은 불공정거래 전력을 가진 자로서 주식거래를 위한 사무실을 마련한 뒤 직원들을 고용하고 종목, 시기, 가격 등을 지정해 시세조종 주문을 제출하게 함으로써 51억원의 부당이득을 얻었다.
모 증권회사의 A지점 센터장 '을'의 경우는 갑에게 자신의 배우자와 고객의 계좌를 제공했다. 그 뒤 증권회사의 이상매매 감시시스템을 통해 적출된 갑의 이상매매 내역을 은폐하는 등 범행에 가담해 시세조종으로 얻은 부당이득 10억7000만원을 공유했다.
이들 혐의자들은 단기간에 여러 종목을 옮겨 다니며 치고 빠지는 속칭 메뚜기형 시세조종 양태를 특징적으로 나타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세조종 작전세력은 단기간 주가가 급락해 반등 가능성이 높거나 적은 자금으로도 시세조종이 가능한 중소형주를 범행대상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당 가격이 낮고 거래량이 적으며 주가변동폭이 큰 종목은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로 인한 피해발생 우려가 크다는 점을 갈별히 유의해 투자 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지난 2월에는 한계기업의 상장폐지를 막기 위한 시세조종 사례가 적발됐다.
모 코스피 상장회사 최대주주로부터 경영권을 양수하려던 B, C는 잔금의 일부를 지급하지 못한 상태에서 주가가 급락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일을 겪었다. 그러자 그들은 시가총액 50억원 이상을 유지하지 못해 상장폐지에 이르는 것을 막고자 동사 주가를 인위적으로 상승시켰다.
이에 금감원은 한계기업에 해당함에도 특별한 이유없이 주가가 급등락 하는 종목을 무비판적으로 추종 매수할 경우 불측의 손해를 떠안을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코스닥시장으로 이전상장을 위한 코넥스 주식의 시세조종에 따라 지난 7월 적발된 사례도 있었다.
모 코넥스 상장회사의 대표이사 D와 그의 처남, 누나, 조카는 공모를 통해 '일평균 시가총액 300억원 이상'이라는 요건을 충족시켜 코스닥시장 이전상장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총 117회의 시세조종 주문을 제출함으로써 주가를 인위적으로 상승시켰다.
이에 금감원 관계자는 "경영진의 경우 사법 또는 행정제재로 기업활동이 좌절될 수 있으며 금융투자업자는 법규준서 자문, 조언, 지도 등 실질적인 지원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반투자자의 경우 요건 충족의 경계선 상에 있어 시세조종 유인이 크거나 비합리적으로 주가변동폭이 큰 종목 등에 대해서는 투자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밖에 지난 4월에는 블록딜 직전 공매도를 통한 증권회사의 시세조종 사례가 적발됐다.
블록딜은 주가 급등락을 방지하기 위해 일정한 방법으로 시행하는 대량매매를 말한다.
모 증권회사 직원 E는 '블록딜 가격이 직전일 종가를 기준으로 6% 정도 할인된 가격으로 결정된다'는 점에 착안해 블록딜 대상 주식을 보다 낮은 가격에 매수하기 위해 블록딜이 시행되기 전날 공매도를 해 종가를 인위적으로 하락시켰다.
이는 업틱룰을 준수한 공매도라도 인위적으로 주가를 하락시켰다면 시세조종이 될 수 있다고 본 최초사례다. 업틱룰은 직전 거래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호가를 내지 못하게 하는 규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블록딜 관련 종목을 거래하고자 하는 일반투자자는 대량매매 현황과 기관의 공매도 동향, 주가 추이 등을 면밀히 살펴 불측의 손해를 입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