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국무총리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 나와 답변하고 있다.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이 진행된 20일 야당은 우병우 민정수석 비리의혹과 관련해 즉각적인 '경질'을 압박했다.
더불어민주당 원해영 의원은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 주변에서 소동이 있을 때마다 국기문란이라고 했다"며 "그러나 진짜 문제는 대통령 눈에만 보이는 국기문란이 아니라 온 국민의 관심이 쏠려있는 국정문란"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중심에는 우병우 민정수석이 있다. 그 권력 실세가 직위를 유지하면서 검찰 수사를 받는 것이 어느 나라에 있느냐"며 "특별감찰관의 모든 자료를 수사해 간 검찰이 우 수석 집에는 문고리조차 잡아보지 못했다. 대통령이 스스로 만든 특별감찰관제도까지 무력화 시키면서 정상의 비정상화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원 의원은 "검찰을 통치하는 민정수석이 검찰 수사를 받는 게 맞느냐"고 거듭 우 수석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황교안 국무총리는 "민정수석이 검찰을 통괄할 수는 없다. 저도 법무부 장관을 지냈지만 특정 사건에 관해서만 지정을 할 수가 있을 뿐"이라며 "아무리 민정수석이라 하더라도 그런 건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다만 검찰 수사가 현직을 갖고 있는데 어렵지 않겠느냐는 지적은 충분히 이해한다"며 "그래서 이번에는 특별히 고검장이 수사팀장을 맡는 진영을 꾸리겠다고 하니 지켜봐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원 의원은 거듭 황 총리를 향해 박 대통령에게 우 수석 경질을 건의하라고 압박했지만 황 총리는 "우 수석의 경질은 제가 인사를 얘기할 자리가 아니다”며 “검찰의 수사를 지켜봐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반복했다.
원 의원은 "대통령께 건의하라는 것이다. 그것이 총리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조배숙 의원 역시 연이은 검찰 비리 사건을 질타하며 김현웅 법무부장관과 우 수석의 사퇴를 압박했다.
조 의원은 "검사들의 비리로 검찰에 대한 신뢰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2006년 김영광 검사 사건, 최근 김영준 검사 사건까지, 비리 사실이 터질 때마다 검찰총장과 법무부장관은 사과했다"며 "김현웅 법무부 장관과 김수남 검찰총장도 최근 진경준 검사장 사건으로 사과하지 않았느냐"라고 질타했다.
이어 김 장관을 향해 "검사 비리사건이 터질 때 마다 장관과 검찰총장의 사과가 이어지고 있지만 계속되고 있다"며 "장관, 이제는 책임지고 사퇴해야 하지 않느냐"고 압박했다.
이에 김 장관은 "검찰이 고강도로 수사를 하고 있다. 지켜보고 그에 합당한 처분을 하겠다"고 답했다.
조 의원은 "검찰은 비리사실이 터질 때 마다 대책을 마련해왔다. 검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줬음에도 불구하고, 개혁안을 많이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체개혁안은 효과가 없다"며 "이제 외부에서 받아야 하지 않느냐. 이제 고위공직자수사비리처(공수처)를 받아야 하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의원님의 지적에는 전적으로 동감한다. 다만 기존 수사기관 이외에 2014년 여야 합의로 세운 '특별검사' '특별감찰관'을 도입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전세계적으로 유례 없는 공수처 설립은 인권침해나 예산낭비를 불러온다는 지적이 있으므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나아가 조 의원은 "박근혜 정부는 그 어느 때보다 검찰을 정치검찰로 만들고 있다. 민정수석이 문제"리며 "검찰 출신 인사를 연이어 민정수석으로 만들어 수사와 검찰수사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리고 또 집권 3년간 18명의 검사가 청와대 등에 불법 파견됐다. 이 정부에서 임명된 4명의 민정수석이 검사 출신"이라고 꼬집었다.
조 의원은 거듭 검찰의 독립성을 지적하자, 황 총리는 "민정수석의 특성상 검사출신이 많은 것은 대부분 정부에서 많이 그래왔다. 법률적 소양이 있고 전문성이 있는 사람이 임명돼왔다"며 "검찰은 누가 민정수석실에 가 있든 바르게 일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에 조 의원은 "그러나 그 말을 그대로 믿는 사람은 없다. 민정수석은 인사검증을 한다. 우 수석은 많은 수사를 받고 있는데 이철성 경찰청장 등에 대한 인사검증을 부실하게 한 이력이 있다"며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을 상대로 어떻게 제대로 공정하게 수사할 수 있겠는가"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황 총리를 향해 "우 수석 본인이 사퇴하거나 대통령이 해임하는 것이 옳다. 대통령에게 우 수석의 사퇴를 건의 드리겠느냐"고 거듭 압박했고, 황 총리 "검찰은 그동안 대통령의 아주 가까운 친척에게도 조사한 이력이 있다. 기본적으로 검사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고 수석이 누구든 간에 검사가 수석에게 영향을 받는 것은 있지 않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