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흥국생명빌딩 앞에 있는 22m 높이, 50톤 무게의 예술작품 '해머링맨'
공정위 "내부거래 비율 비상식적으로 높아 정밀 모니터링 중"
태광·흥국생명그룹이 이호진 전 회장 일가에서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 '티시스'에 지난해 77%의 일감을 몰아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그룹의 집중 지원을 받은 티시스는 작년 108억원 등 최근 2년간 총 134억원의 배당금을 이 전 회장 일가에게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총수일가의 티시스 지분=금융감독원 다트 제공
티시스 지분은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이 51.02%, 이 전 회장의 아들인 현준 씨가 44.62%, 이 전회장의 부인 신유나 씨가 2.18%, 이 전 회장의 딸 현나 씨가 2.18%를 갖고 있다.
21일 태광그룹의 계열사인 티시스의 2015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211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가운데 그룹 계열사로부터 나온 매출액은 1623억원에 이른다.
매출의 77% 가량이 내부 거래를 통해 발생한 것이다.
◆…티시스 매출=금융감독원 다트 제공
□ 내부거래 일등공신 흥국생명…흥국화재도 뒤이어
1623억원 가운데 흥국생명은 29%인 475억원의 매출을 올려줘 이 회사에 대한 내부거래 기여도가 가장 높았다. 또 티브로드로 합병(2015년 9월 15일)하기 전 각각 독립법인이던 큐릭스홀딩스와 티브로드서해방송, 티브로드한빛방송, 티브로드도봉강북방송은 티시스에 총 504억원의 매출을 올려 준 것으로 밝혀졌다.
이밖에 흥국화재 379억원, 태광산업 86억원, 태광관광개발 54억원 등으로 티시스와의 내부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에 따라 지난 4월 자산 규모 7조1000억원인 태광그룹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지정하고 '모니터링'을 시행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조세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티시스가 계열사와의 내부거래 비율이 높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티시스를 비롯한 태광그룹에 대해 모니터링을 하고 있으며 필요에 따라선 보다 자세하게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자산규모가 5조원이 넘어서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대해선 내부 (오너일가 지분이 30%를 넘는 상장 계열사, 비상장은 20%)' 매출 비중을 12% 또는 내부거래 금액을 200억원 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내부거래 비중=금융감독원 다트 제공
티시스의 경우 공정위 규제의 선을 비중으로 따지면 6.4배, 금액으로 따지면 1400억원 초과해 내부 거래를 한 셈이다.
또 다른 공정위 관계자는 "만일 태광그룹이 일감몰아주기로 판명날 경우 시정명령을 비롯해 매출액의 5%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과징금이 부과되는 등 제재조치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발 여건에 해당될 경우에는 이런 조치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내부거래 비율이 비상식적으로 70% 이상 높은 가운데 계열사에 유리한 조건 등을 제공하며 부당한 거래를 하지는 않았는지도 점검해 볼 필요성이 공정위 내부에서 제기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이와 관련 "지난 1월 흥국생명의 경우 물품 공급을 위한 계열사 업체 선정과 계약 과정에서 가격 적정성을 검증하지 않거나 예정 가격을 작성하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경영유의 조치를 받았다"며 "경영유의 조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다면 추가적으로 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금감원의 규정을 준수하는 선에서 티시스에 위탁 계약을 한 것뿐"이라며 "감독원으로부터 수시로 내부거래와 관련해 감시를 받고 있기 때문에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익잉여분처분계산서=금융감독원 다트 제공
□ 이호진 일가 배당금으로 2년 간 134억원 챙겨
이호진 전 회장 일가는 그룹 계열사들의 이같은 일감몰아주기 덕분에 티시스로부터 최근 2년 간 134억원의 배당금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티시스의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를 살펴보면 지난 3월 미처분이익잉여금 약 117억원 중 이익준비금 약 9억원을 제외한 108억원가량이 배당금으로 사용됐다. 지난해 3월에는 약 26억원의 이익잉여금이 배당금으로 제공됐다.
이로써 최근 2년간 이호진 전 회장 일가는 티시스를 통해 배당금 134억원가량을 받았다. 이는 이익준비금을 제외한 연간 수익 전액이다. 결국 태광그룹의 일감몰아주기로 늘어난 티시스의 이익은 배당금을 통해 이호진 전 회장 일가에 돌아간 것이다.
*티시스는 어떤 회사?
티시스는 태광그룹의 계열사로 컴퓨터시스템 통합 자문·구축·관리업을 영위하는 회사다. 지난 2005년 9월 설립됐으며 설립 후 골프장 운영 등의 종합체육시설업과 음식점업을 주요사업으로 영위했다.
그러던 중 지난 2013년 5월 티시스와 티알엠을 합병해 IT사업과 부동산관리사업을 추가로 영위 중이다. 지난해부터는 식음사업도 시작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산 4670억원, 당기순익 116억원, 영업이익 313억원의 규모이며 임직원은 총 2780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