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를 앞으로 3년 더 연장할 경우 조세지출액이 6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는 일몰(폐지)이 도래할 때마다 '존치냐, 폐지냐' 논란을 벌이다 연장되는 행보를 거듭해 왔다. 이 과세특례 제도는 올해 말로 일몰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근로자들의 '조세저항'을 우려해 정부가 3년 더 연장하는 세법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21일 기획재정부가 최근 국회에 제출한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안 비용추계서'에 따르면 신용카드 등 사용금액에 대한 소득공제 제도가 3년(2018~2020년) 연장됐을 때 조세지출액은 5조6524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현재 신용카드 사용분에 대해서는 근로자의 총급여액의 25%를 초과한 금액의 15%를 소득공제(한도 300만원, 전통시장 및 대중교통 사용액 각 100만원 한도 추가 인정)해주고 있다.
정부는 이 과세특례를 연장하는 대신, 공제한도를 급여 수준별로 차등 적용하도록 재설계했다.
개정안은 총급여 1억2000만원 초과 구간의 공제한도를 3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내렸다.
또 7000만원~1억2000만원 이하 구간은 2년(2017~2018년) 동안 300만원 한도를 유지하되, 2019년부터는 50만원 깎인 250만원만 공제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조치는 조세재정연구원이 심층평가에서 '단계적으로 정비(축소 또는 폐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고소득자에 한해 공제한도를 낮추면서 감면되는 세금 액수도 줄었다.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이 과세특례에 따른 올해 조세지출액은 1조9321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재설계 된 제도의 연장 이후인 2018년과 2019년에 각각 1조9081억원, 2020년엔 1조8362억원으로 세금감면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 수치는 기재부가 국세청에서 2014년 귀속 신고자료 표본을 제공받아 공제한도 축소 개정안을 반영해서 분석한 결과다. 대상자는 총급여 7000만원 초과자였다.
또 중고차 거래규모, 사업자 거래비중 등을 고려해 중고차 구입금액에 대한 소득공제 적용에 따른 세수감소 효과도 포함시켰다. 기재부는 올 세법개정안에 내년에 신용카드로 중고차를 구입했을 때, 구입금액의 10%를 내후년(2018년) 연말정산을 통해 돌려주도록 하는 내용을 넣었다.
다만 세금을 깎아주는 양이 늘어날 여지는 남아 있다.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의 공제한도(공제율)를 그대로 유지한 채, 과세특례 기한만 연장하는 의원입법안이 국회에 계류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신용카드 소득공제의 일몰기한을 2012년 말까지 연장하는 개정안의 발의했으며, 같은 당 백재현 의원은 이 일몰기한을 아예 폐지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내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