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정상, 한반도 문제 논의…사드·대북 제재 조율

중·인도 정상 회동 "전략적 협력관계 강화"…시진핑, 네팔에도 손짓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한반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와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지난 15일 인도 서부 고아주(州)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참석해 별도 양자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두 정상이 한반도 문제를 포함, 역내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으며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해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신문은 한반도 현안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연이은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에 대한 유엔 안보리 제재문제와 함께 사드 배치에 대한 반대입장을 다시 한 번 조율한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한반도 사드 배치에 대해 반대 입장을 지속해서 표명하고 있으며 대북 추가 제재와 관련해서는 북한의 생계를 위협하는 수준이 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시 주석은 또 이날 회동에서 지난달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성과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이를 내실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G20 정상회의에서 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와 유라시아경제연합(EEU)의 연계발전, 사회기반시설, 에너지, 우주항공, 첨단기술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키로 합의했다.

양국은 또 해상훈련 등 군사교류와 안보협력 강화, 국제현안에서 공조 강화 등에 합의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중국의 중요한 경제 파트너로서 중국과 다양한 틀에서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는 또 내년 중국이 브릭스 정상회의 주최국으로 성공적인 개최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날 브릭스 정상회의 주최국인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제이콥 주마 대통령과도 정상회담을 하고 경협과 국제현안에 대한 공조문제를 논의했다.

시 주석은 모디 총리와 별도 회동에서 양국의 전략적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다자간 체계 내에서 협력을 증진하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양국은 고위급 교류 등을 통해 상호 신뢰와 협력을 증진해야 한다"면서 철도, 산업단지와 같은 주요 프로젝트 분야 협력 지속도 강조했다. 또한, 정당, 지방 정부, 연구기관, 문화단체, 언론 등의 교류를 통해 상호 우호를 증진하자는 제안도 했다.

특히, 중국이 내년 브릭스 순회의장국으로 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인도의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

모디 총리는 내년 중국의 브릭스 회의 개최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면서 "양국은 고위급 교류와 전략적 대화를 자주 하고 있다"면서 "양국은 손을 잡고 21세기를 아시아 세기로 만들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번 동남아 순방국 대상에서 빠졌던 네팔의 푸슈파 카말 다할 총리도 만나 달래기에 나섰다.

그는 "네팔과 관계 발전은 중국에 매우 중요하며 실질적인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네팔 지진에 따른 사회 인프라 복구를 지원하고 네팔 경제특구와 산업단지 건설에 참여해 도움을 주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다할 총리는 중국과 네팔의 밀접한 관계를 강조한 뒤 중국의 '일대일로'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참여 의지를 드러냈다.

앞서 시 주석이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인도를 방문하면서 네팔만 빼자 네팔이 최근 인도와 가까워지려는 행보를 보인데 따른 불만 표시라는 분석이 제기됐었다.

한편, 브릭스 정상들은 지난달 G20 정상회의 이후 한 달여 만에 다시 회동했다. 브릭스는 16일 정상회의 결과물을 담은 '고아 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다.

브릭스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경제 5개국의 정치·경제 협의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