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A시험,'부분과목합격제 도입'시기상조
22일 공청회에서 대부분의 회계전문가들은 ▲영어시험과목 폐지 ▲1차시험 합격기간 부분 연장 ▲시험출제 방식 등에 대해서는 찬성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학점취득제 도입 ▲시험과목 조정 ▲부분과목합격제 등은 서로 다른 의견을 내 놓았다.
□강남언 감사반 연합회장
시험제도가 개선이냐 개악이냐에 따라 경제 사회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시험제도는 합격자 배출인원에 대한 하나의 과정이다. 따라서 합격자수 문제를 먼저 짚고 넘어가겠다.
회계사 선발인원 확대는 시장 수요를 예측하고 회계의 투명성을 고려해 결정해야할 문제다.
질적인 수준이 유지되지 못한 상태에서 합격자 인원만 확대할 경우 감사의 투명성을 상실할 뿐이다. 회계법인에서 감사업무와 양축을 이루는 부문은 세무업무이다. 세무업무를 주로하는 세무사 합격자와 연계해 회계사 선발인원을 결정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현재 회계사 시험이 어렵다는 측면에서 감사시장이 유지되고 있다고 봐도 지나치지 않는다. 회계사 시험이 쉽게 출제돼 누구나 회계사 자격증을 취득하게 될 경우 수요자들로부터 신뢰성을 상실할 수도 있다.
이번 개선안에 대해 분야별로 살펴보면 우선 영어시험을 폐지하고 일정 점수를 획득한 경우에 응시자격을 부여하는 방법은 찬성한다. 영어는 필요하지만 이것이 당락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변수로 작용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토익은 생활 영어 수준이므로 이것을 인정하는 것은 고려해 봐야 한다.
부분과목합격제는 반대한다. 절대평가 방식에서 가능한 이 제도는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안돼 있기 때문이다. 또 1차를 합격한 경우 1년에 한해 합격을 인정하는 제도는 2년으로 연장해 시험비용과 수험생의 압박감 등을 고려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 시험문제 출제위원에 회계법인 등에 근무해 실무 경험이 풍부한 전업공인회계사도 참여시켜야 한다. 특히 선발예정인원을 결정할 때 지금처럼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할 것이 아니라 업계를 대변하는 회계사회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결정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양승우 안진회계법인 대표
개인적인 의견임을 미리 밝혀둔다. 1년에 1만5천여명이 시험을 치르는 상태에서 1, 2차를 구분해 시험을 실시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1, 2차 시험의 통합을 연구해야 할 것이다.
응시자격 요건으로 회계학 및 세법, 경영학, 경제학, 상법 등의 과목을 총 36학점 취득하도록 하는 것은 수험생에게 상당한 부담을 줄 우려가 있다. 때문에 과목별 취득학점을 낮춘 상태에서 점차 늘려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경영, 경제학을 학점 취득 과목에 넣고 이 과목을 1차시험과목에서 배제한 것도 문제가 있다. 최근 회계법인의 수입이 컨설팅 분야로 점차 확대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것과 관련이 있는 과목인 경영, 경제학의 필요성이 대두될 것이기 때문이다.
2차 시험과목에서 재무회계와 세법은Ⅰ,Ⅱ로 늘린 반면, 회계사에게 가장 필요한 회계감사를 상대적으로 줄인 것은 납득이 가질 않는다. 컴퓨터 환경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소송 리스크가 커지고 있어 회계 감사 실력이 중요하게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일정한 점수를 얻을 경우 합격으로 인정하는 부분과목합격제는 선발인원을 정해 놓고 선발하는 현재의 시스템에서는 문제가 발생될 소지가 있다. 따라서 이것은 절대평가를 도입한 후에 도입해야 할 것이다.
□서진석 상장사협의회 부회장
시험제도 개선의 출발점은 회계사 입장보다는 수요자가 원하는 방향과 국제적인 수준을 고려해야 한다.
일정한 학점을 취득할 경우 응시하도록 자격요건을 강화했는데 이것이 새로운 진입장벽의 역할을 해서는 안된다. 특히 학점취득이 학생들에게 이중고를 줄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2차 시험과목에서 재무회계와 관리 회계를 구분했는데, 최근 대학에서 이들 과목을 통합해 강의하는 추세인 만큼, 시험과목에 이것을 하나로 묶는 것도 생각해 볼 수가 있다.
수험생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각계의 의견 수렴을 거쳐 시험제도를 확정한 후에는 충분한 유예 기간을 두기 바란다.
□정기영 한국회계학회 회장
응시자격 요건을 둔 회계학과 경영학의 경우 전공과목인지, 또는 교양과목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교양과목인 경우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가 있기 때문이다.
1차시험과목인 상법은 경제법으로 바꾸고 여기에 증권거래법 등 회계업무를 보는데 필요한 법적 지식을 넣는 것이 좋다.
또 2차 시험과목에서 재무회계ⅠⅡ와 세법ⅠⅡ로 구분했는데, 단일 과목을 통합하는 대신 각각 200점으로 점수를 배정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황인태 금감원 전문심의위원
경영, 경제학의 경우 시험자격 요건인 취득학점에만 넣고 시험과목에서는 삭제했다. 회계법인의 주된 사업 분야가 컨설팅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 과목도 시험을 치르게 해야 한다.
2차 시험과목에 세법을 ⅠⅡ로 구분했는데, 세법의 경우 학문적인 깊이보다는 법적인 해석과 그 법이 담고 있는 의미 등을 시험에서 테스트하는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다른 과목과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
또 2차 시험과목에 재무회계의 경우ⅠⅡ로 구분했는데, 이를 한 과목으로 통합해 배점을 100점이 아닌 150점을 높이는 것도 바람직하다.
특히 윤리성이 강조되는 회계사에게 면접 등을 치르게 하는 것도 생각해 볼 문제다.
□이성호 경희대 교수
회계사 시험 낙방생들의 대부분은 학교 교육에 충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학교 생활에 충실하고 윤리의식을 강화하도록 과목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경영학의 경우 정답문제로 시시비비가 많고 그 범위가 광범위한 만큼 학점취득을 강화한 것은 잘한 일이다.
□선종열 홍익대 교수
현재 회계가 기업분야에 국한됐다. 미국의 경우 공공 부문이 1/3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이 분야를 너무 간과하고 있다. 따라서 공공 부문을 다루고 있는 비영리회계법인 분야도 시험과목에 포함시킬 수 있도록 연구해 달라.
□수습회계사
합격한 수습회계사들에 대해서는 왜 논의하지 않는가. 현재 합격자수를 정부가 잘못 결정하는 바람에 미취업생이 속출하고 있다. 앞으로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하지 말고 각계 의견을 수렴해 합격자 수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