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은 16일 박근혜 대통령이 부산 엘시티 비리의혹 사건에 대한 엄정수사를 지시한 것에 대해 "누가 누구를 엄단한다는 말인가"라며 힐난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부산 엘시티 비리의혹 사건에 대해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 위원장이 또 하나의 '최순실 게이트'라고 말한 것에 대해 "근거 없는 정치공세"라고 반발하며 법무부 장관에게 "가능한 수사역량을 총동원하여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할 것과 "연루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단할 것"을 지시했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의 엘시티 비리의혹 수사 지시에 대해 "당연히 철저한 수사와 엄정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그러나 국민의 퇴진 요구가 거센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긴급 브리핑을 통해 철저한 수사와 연루자 엄단을 지시한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난했다.
박 대변인은 "마치 정상적으로 국정을 수행하는 대통령처럼 법무부장관에게 지시를 내린 것은 가당찮다"며 "전대미문의 국정농단, 국기문란 사태로 검찰 조사에 응해야할 대통령이 누구를 엄단하라고 말할 자격이 있다는 말인가"라고 일갈했다.
이어 "또 당장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혀도 부족할 대통령이 누구에게 지시를 내린다는 말인가"라고 힐난했다.
그는 "박 대통령의 정치적 저의가 매우 의심스럽다. 이런 정략적인 방식으로 정치권을 겁박하며 국정에 복귀하려는 것이라면 대단한 오판임을 분명히 지적한다"며 "박 대통령은 엘시티 사건을 사정당국에 맡겨두고 검찰조사에 응해,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나 성실하게 답할 것을 엄중하게 촉구한다"고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박 대통령 검찰 조사를 압박했다.
국민의당 역시 박 대통령을 향해 "청와대가 '근거 없는 정치공세'라고 발뺌한 것은 모두 진실로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양순필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청와대는 언제까지 '근거 없는 정치공세' 타령 뒤에 숨어 진실 덮기에만 급급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까지 청와대는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의혹을 제기하면 무조건 근거 없는 정치공세라며 변명만 들어놓았다"며 "박 대표가 '최순실 국정 농단'과 '대통령과 재벌 회장 독대' 의혹 등을 제기했을 때도 정치공세라며 발뺌했지만 모두 사실로 밝혀졌다"고 비판했다.
양 부대변인은 "이영복 회장이 최순실과 같은 '계꾼'이고 도피 중에도 월 1000만원씩 곗돈을 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법무부와 포스코 등이 나서서 엘시티에 각종 특혜를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쯤 되면 이영복 회장의 뒷배에 누군가 막강한 실력자가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청와대가 엘시티 비리 사건에 대해 제2의 최순실 게이트는 아니고 대통령 측근의 개입도 없었다고 일찌감치 선을 긋는 것은 의혹을 더욱 키울 뿐"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우리 국민들은 청와대가 근거 없는 정치공세라고 발뺌한 것은 얼마 후 모두 진실로 드러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대통령과 청와대는 진실은 명백히 밝혀질 것이고 관련자들은 그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란 점을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한편 새누리당 염동열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의당 박지원 위원장이 이번 의혹사건을 또 하나의 최순실 게이트라고 말한 점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그 어떤 의혹이나 논란이 없도록 검찰은 엄정하고 신속한 수사로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이에 따라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고 청와대 입장을 그대로 대변했다.
이어 "검찰이 특별수사부를 꾸려 비장한 자세로 수사를 하고 있는 만큼, 야당도 최순실 사태와 연관시켜 불신을 키우기 위한 공세의 소재로 활용하는 일은 자제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