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까지는 분위기 좋았는데.... = 지난 16일 열린 국회 조세소위에서 여야 국회의원들은 골프장 입장료(그린피)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를 폐지하자는 새누리당 강효상 의원의 개별소비세법 개정안을 보류(사실상 폐기) 시켰다. 이 같은 결정에는 골프장 개별소비세 폐지가 국민적 정서에 부합하지 않고 연간 4000억원에 달하는 국가 세수 감소를 가져올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었다. 사진은 지난 9월7일 강효상 의원의 법안 발의 당시 박세리 국가대표 골프팀 감독이 함께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회원제 골프장 입장료(이하 그린피)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이하 개소세)를 폐지하려던 움직임이 국회의 벽에 막혀 사실상 무산됐다. 법 개정의 '1차 관문'이나 다름없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 논의 과정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제상황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중상류층들이나 즐길 수 있는 '비싼 운동'이라는 인식이 바탕에 깔렸고, 여기에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시국이 어지럽다는 명분까지 더해지면서 골프인들의 기대을 비껴가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지난 16일 회원제 골프장 그린피에 붙는 개소세 폐지를 골자로 한 새누리당 강효상 의원의 개소세법 개정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 결과 이를 보류하기로 했다.
논의시작 후 채 5분도 안되어 속전속결로 사실상 폐기가 결정된 것이다.
회원제 골프장 그린피 개소세, 얼마길래?
개소세는 특정 물품이나 특정 장소에서의 입장행위, 특정 장소에서의 유흥음식행위와 같은 사행성 영업행위에 대해 부과하는 세금을 말한다.
1970년대 '특별소비세법' 명칭으로 당시는 흔치않았던 '사치성향'의 장소 및 물품에 대해 별도의 세금을 부과해 소비를 억제할 목적으로 만들어졌지만 2007년 개소세법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현행 개소세법은 회원제 골프장 그린피에 대해 1만2000원(교육세, 농어촌특별세, 부가가치세 가산시 2만1120원)의 세금을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그동안 골프장 업계에서는 회원제 골프장 그린피도 퍼블릭 골프장과 마찬가지로 세금부과 대상에서 제외해 줄 것을 수 차례에 걸쳐 요청해 왔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골프 인구가 과거와는 다른 수준으로 성장한데다,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골프인구들을 국내에 잡아둘 수 있는 유인책 중 하나로 그린피 인하를 유도할 수 있는 세금인하를 요구해 온 것이다.
새누리당 강효상 의원은 "골프는 경마장, 경륜장, 카지노장 처럼 사행성 오락행위가 아니므로 개소세를 부과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지난 9월 초 회원제 골프장 그린피에 대한 개소세 폐지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당시 강 의원은 '골프 국민영웅'이자 리우올림픽 금메달(박인비 선수)을 이끌어낸 박세리 리우 올림픽 골프팀 감독까지 대동시켜 기자회견을 하는 등 분위기를 잔뜩 고조시켰었다.
"지금 시국에 무슨 골프장 그린피 인하냐"
하지만 조세소위 의원들의 결정은 법안 통과가 아닌 보류(사실상 폐기)였다.
지난 16일 조세소위에 참석한 여야 의원들은 최순실 게이트로 헝클어진 시국 이야기까지 앉어 회원제 골프장 그린피에 대한 개소세 폐지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간 4000억원 수준의 세수결손 문제도 반대 명분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골프장 개별소비세 폐지 주장은 현 시국 상황에서 가당치도 않을 일"이라며 "국민정서에 대놓고 반하는 일을 추진할 수 없다"라고 못 박았다.
국민의당 박주현 의원 역시 "국가 세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골프장 개별소비세 폐지가 추진되면 4000억원에 달하는 세금 공백을 어떻게 채우겠느냐"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이혜훈 의원도 "골프장 개별소비세 폐지는 결국 골프장 이용객들 보다 업자들만 좋은 꼴 나게 하는 것"이라며 반대했다.
한편 한국레저산업연구소(소장 서천범)가 발간한 '골프장 조세정책과 골프활성화 방안'에 따르면 회원제 골프장에 대한 개별소비세 폐지는 결국 정부에게 연간 3700억원이라는 세입 감소와 국민 1인당 7250원(3683억원/5080만명)에 달하는 추가 세부담을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