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심판원이 인용결정한 조세불복사건 중 일부에 대해 국세청 등 관세관청이 '재의'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세법개정안을 두고 국회가 난색을 표하고 있어 입법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부실 심판결정에 대해 (과세관청이)불복할 수단이 없다는 부분은 개선해야 할 과제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이하 조세소위)에 따르면 조세소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세법개정안(국세기본법개정안)을 '재논의 안건'으로 분류, 추가적인 논의를 거쳐 입법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이 개정안은 새누리당 추경호 의원이 대표 발의했으며, 인용(납세자 승소) 결정된 사안에 대해 과세관청이 일정기간(심판결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2주) 내에 재의를 요구하면 조세심판원은 30일 내에 조세심판관합동회의를 열어 사건을 재심의 하는 것이 주요 골자.
현재는 조세불복사건에 대해 청구인(납세자)가 승소했을 때 과세관청에선 불복할 수 없다.
그러나 조세심판원이 인용 결정한 사건에 대해 과세관청이 재의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 자체가 너무 과하다는 지적이 조세소위 논의과정에서 제기됐다.
새누리당 엄용수 의원은 "국세청의 유권해석이 다르다고 해서 재의요구를 하게 한다면, 유권해석과 다른 건 모두 재의요구를 해야 하는데, 이는 과도하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광림 의원도 "납세자 편에서 보면 심판원에서 다 끝난 줄 알았는데 국세청이 한 번 더 하자고 하면 해야 하므로 이건 안 맞다. 너무 국세청 편을 들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과세관청의 재의요구 제도를 도입하는 부분에 대해선 조세심판원의 독립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출했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은 "조세심판결정에 대한 처분청의 재의요구권은 심판제도의 취지와 맞지 않아 (정부가 수용하기)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기재위 전문위원실 역시 "처분청의 이 같은 주장을 동의해주면 하급 기관이 상급 기관의 결정에 불복하는 측면이 있다"며 "(국무총리실 및 조세심판원 소관 국회 상임위원회)정무위에서 반대하는 취지의 법률안 개정 의견이 예정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날 조세소위 논의 과정에서 조세심판원의 중립성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 부처 편제를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새누리당 이종구 의원은 "조세심판원이 재경부(현 기획재정부)에서 국무총리실 산하로 간 이후에 매끄럽지 못한 것이 많은 것 같다"며 "조세심판원을 국무총리실 산하가 아니라 기재부라든지 원래대로 환원해서 정보교환도 잘 되게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