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법 개정안, 조세소위 문 박차고 나올 수 있을까? = 세무사들의 숙원사업인 변호사에 대한 세무사 자동자격 페지를 골자로 한 세무사법 개정안이 조세소위에서 심사를 받고 있다. 지난 17, 18, 19대 국회에 이어 20대 국회에 이르기까지 4대 국회에 걸쳐 발의된 세무사법 개정안 통과 여부에 업계 관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7, 18, 19대 국회에 이어 20대 국회까지 십 수년에 걸쳐 추진되고 있는 세무사들의 '숙원사업', 변호사에 대한 세무사 자격 자동부여 폐지 세무사법 개정안(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안)의 국회 통과여부에 업계 관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차 관문인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 논의 과정에서 일단 '긍정적 기류'가 형성됐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정부도 법개정에 찬성표를 던지고 있다. 다만 조세소위 논의 과정에서 유관부처(법무부 등) 의견을 취합한 뒤 결정하자는 의견이 나오면서 재논의 안건으로 분류되어 있는 상태다.
조세소위는 국회법에 따라 세입예산안 부수 법률안(이하 예산부수법안)인 세법심사를 오는 30일(내주 수요일)까지 마쳐야 한다. 다만 세무사법 개정안은 예산부수법안이 아니기 때문에 이후 정기국회 회기 내 논의 및 처리는 가능한 상황이다.
□ 일단 좋은 분위기는 탔는데... = 지난 21일 열린 조세소위 논의과정에서 세무사법 주무부처인 기재부 해당 세무사법 개정안 통과가 찬성한다는 의견을 냈다.
지난 2003년 세무사법 개정에 따라 현행 세무사법 제3조 3항에서는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격을 부여하는 것은 그대로 유지됐으나, 제20조에서는 변호사가 세무사 업무를 하는데 제한을 두도록 해 법적 모순이 생겼고, 제3조 3항을 삭제해 이 모순을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 기재부측의 찬성 이유.
기재부 관계자는 "기재부는 지난 17대 국회 세무사법 개정안 발의 당시부터 변호사에 대한 세무사 자동자격 부여 폐지에 찬성해 왔으며, 이번 국회에서도 찬성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2003년 세무사법 개정에 따라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격을 부여하되 업무는 못하도록 했는데 이것은 법적으로 모순된 측면이 있다. 세무사 업무는 세무사가 하는 것이 맞기 때문에 세무사법 제3조 3항을 삭제해 이러한 모순을 해소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조세소위에서 해당 입법안이 재논의 안건으로 분류된 것은 찬반 양론이 첨예하게 부딪혔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일부 조세소위원들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의원들이 이익단체에 시달리지 않도록 기재부가 법무부와 이야기를 해 결론을 가지고 오라. 우리가 힘 센 이익단체 편을 들 일이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에 이현재 조세소위원장(새누리당)은 "법무부 등 다른 기관들 의견을 다 듣고 재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새누리당 이종구 의원은 "법무부 의견은 들으나 마나 아닌가"라며 "그러지 말고 (법안을)통과시키면 어차피 법사위에서 심사할 것"이라며 합의를 촉구하기도 했다.
◆…지난 21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
□ 세무사들의 '숙원사업', 20대 국회 통과 가능성은? = 변호사 세무사 자동자격 부여 폐지를 내용으로 하는 세무사법 제3조 3항을 삭제하는 개정안은 지난 17, 18, 19대 국회에서 번번히 통과가 좌절되어 왔다.
법안은 지난 17대 국회에서는 가까스로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올라갔으나 변호사의 세무사로서의 업무를 제한하는 쪽으로 방향이 선회됐고(세무사법 제20조 업무의 제한 등), 18대 국회에서는 법사위 소위 문턱 앞에서 무너졌다.
19대 국회에서는 조세소위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세무사법 통과 무산의 가장 큰 장애물은 변호사 업계와 변호사 출신 국회의원들의 반대.
해당 입법안 발의자인 이상민 의원은 지난 2014년 10월 제19대 국회에서 법안을 발의할 당시 조세일보(www.joseilbo.com)와의 인터뷰에서 "17대, 18대 국회 때 법안 발의를 하니 변호사 업계와 변호사 출신 국회의원들로부터 강한 항의를 받았고 지금도 받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제18대 국회 조세소위 속기록에 따르면 나성린 전 새누리당 의원은 "이것은 양쪽(변호사측과 세무사측) 의견을 다 들어봐야 한다. 잘못하면 중간에서 우리가 피 터진다"며 법개정이 결코 만만치 않은 정치적 부담이 있음을 우회적으로 피력했다.
현재 제20대 국회 조세소위에는 10명의 위원 중 3명이 변호사 자격을 갖고 있으며, 기재위는 26명의 기재위원 중 4명이, 법사위는 17명 위원 중 12명이 변호사 자격을 갖고 있다.
세무사회 관계자는 "현재 기재부는 세무사법 개정안 통과에 긍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세소위 통과를 위해 변호사 출신 조세소위 위원 3명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백운찬 세무사회장을 비롯한 세무사회 임원진은 세무사회관이 소재한 서초동과 국회가 있는 여의도 사이를 백방으로 뛰어다니며 법안 통과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세무사회 관계자는 "올해 세무사회의 최대 현안은 이 법안의 국회 통과다. 그동안 준비를 많이 했고, 또 분위기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라며 "다만 회원들의 힘과 지혜를 모아도 모자랄 상황에 일부 해임된 임원 등의 본회를 상대로 한 소송제기 등 갈등을 조장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