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비박계의 탈당이 가시화되자, 이정현 대표가 자신의 사퇴에 대해 다시 논의하자며 한 발 빼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2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당 지도체제를 즉각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하자는 일부 중진의원들의 제안을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해 보자고 제안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에서야 중진 6명이 모여 비대위 구성에 대한 이야기를 거론하기 시작했다"며 "그 내용이 합당하다면 당연히 그것을 의안으로 최고위원회의에 부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비박계가 압박한 '지도부 사퇴'에 대해 완강하게 버텨왔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내년 1월 21일 전당대회 개최를 위해 다음달 21일경 사퇴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거듭되는 사퇴여론과 박 대통령의 검찰 수사 거부로 민심이 더욱 악화되는데 이어 야당의 탄핵 당론으로 탄핵이 급물살을 타자 비대위 체제 수용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날 비상시국회의 공동대표인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비박계 김용태 의원은 탈당을 공식 선언하며 이 대표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남 지사는 "정당이 특정인이나 특정세력의 사익을 위해 존재하는 순간, 그 정당의 존재 이유는 사라지는 것"이라고 박 대통령과 이정현 지도부를 겨냥한 발언이다.
이날 비상시국회의 대변인 역할을 맡고 황영철 의원은 국회 브리핑에서 남 지사와 김 의원의 탈당에 대해 "친박 지도부의 사퇴만이 탈당과 분당을 막아 당을 지키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거듭 이정현 지도부를 압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