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등 창업주가 자식에게 가업을 물려줄 때 발생하는 세금을 줄여주는 '가업상속공제' 혜택 조정 문제를 놓고 20대 국회에서 여야 간 대립각이 뚜렷하다.
지난 19대 국회에선 가업상속공제 폭을 늘리는 세법개정안이 여야 합의로 본회의까지 상정됐으나, '부자 감세' 공세에 밀려 부결된 바 있다. 당시 가업상속공제 확대 논의를 이끌었던 의원들이 '전직'이 되면서 추동력을 상실한 듯 했으나 "투자·고용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중소·중견기업계의 요구가 거세지자 여당은 곧바로 가업승계에 세제혜택을 늘리는 안을 내놨다.
그러나 야당에선 "세금 없는 부의 무상이전으로 조세형평성에 어긋난다"며 가업상속공제 한도를 되려 내리는 안을 제출해 맞서고 있는 상태다.
일각에선 거야(巨野)의 세법개정안이 대거 포진한 상태인 만큼, 국회 세법 논의 과정에서 제도 확대는 '퇴짜' 맞을 가능성이 높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이하 조세소위)에 따르면 가업상속공제 적용대상을 축소하거나 명문장수기업 가업상속공제를 신설하는 등의 6개의 '상속·증여세법 개정안'이 여야 간 이견으로 '재논의' 안건으로 분류됐다.
현재 연 매출 3000억원 미만 중소·중견기업의 창업주가 가업을 상속하는 경우 가업상속재산가액의 100%를 가업경영 기간에 따라 최대 500억원(10년 이상 200억원, 15년 이상 300억원, 20년 이상 500억원)까지 상속가액에서 공제해주고 있다.
야당의 개정안은 가업상속공제 적용대상을 줄이거나 한도액을 대폭 깎는 내용이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안은 제도의 매출액 요건을 2000억원으로 낮추고, 경영 기간에 따라 공제한도도 10년 이상 100억원, 15년 이상 150억원, 20년 이상 300억원으로 줄였다. 국민의당 박주현 의원안은 가업상속공제 한도를 현 500억원에서 30억원(15년 이상 계속 경영한 기업)으로 대폭 깎는 것이다.
지난 23일 국민의당 박주현 의원은 조세소위 논의 과정에서 "가업상속공제가 고착화되기 전 빨리 환원해야 한다"며 "공제한도를 30억으로 사후관리를 완화해주는 것을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몇 년만에 공제한도가 500억원까지 오른 부분은 깜짝 놀랄만 일이라고도 표현했다.
그러나 여당에선 장수기업 육성을 위해선 세혜택을 늘려야한다는데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새누리당 이현재 의원은 "독일의 히든챔피언을 보면 100년이 넘어가는 것이 많다"며 "그런데 기술 노하우가 전수돼야 하는데 (우리는)상속세 50%로 회사가 넘어가려(엎어진다는 의미) 한다"고 말했다.
현재 가업상속공제 한도를 '45년 이상 주된 업종 변동 없이 사업을 유지'한 명문장수기업의 경우 1000억원으로 확대하는 새누리당 추경호 의원안도 심의 중에 있는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