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정진석 원내대표가 모두 발언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처리 문제 및 비대위 구성 등을 놓고 새누리당이 25일 의원총회를 열고 논의에 나섰지만 친박-비박 간 입장차만 확인했을 뿐,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실패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 12월 초 탄핵 추진에 대한 권한을 위임해달라는 정진석 원내대표가 이에 비박계가 강력히 반발하자 "탄핵표결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 발 물러섰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 모두 발언에서 "허겁지겁 12월 2일과 9일 탄핵을 처리하겠다는 것은 답안지로 받아들일 수가 없다"고 반대했다.
또 "탄핵안이 의결될 경우 헌재 최종결정까지 얼마나 걸릴 것인지 가늠하기 어려워 우리는 두 가지 상황에 대한 대비를 면밀하게 해야 한다"며 의원들을 향해 "절차의 협상 권한을 저에게 일임해 달라"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박수로 추인해달라고 했고, 일부 의원들이 박수를 치며 찬성의 뜻을 표시했다.
하지만 비박계 의원들이 거세게 항의하고 나섰다.
나경원 의원은 "12월 2일이나 9일, 탄핵을 무조건 반대한다는 취지를 전제로 해서 모든 협상권한을 원내대표에 위임하는 것에 대해서 이의가 있다"며 "의원 개개인의 의견을 듣고 탄핵에 대해 표결 해야한다"고 말했다.
황영철 의원 역시 "오늘 이 자리에서 탄핵 절치와 관련된 모든 부분을 원내대표에게 다 위임해 달라는 것을 몇명 의원들의 박수로 다 동의된 것처럼 말하면 안 된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비공개로 논의를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하태경 의원도 의총 도중 기자들과 만나 "국정을 최대한 빨리 정상화 시키라는 것이 국민들의 명령이고 그것이 탄핵"이라며 "조기탄핵을 새누리당이 거부한다면 내일 광장에 나오는 국민들의 발 아래 우리 새누리당 깔려죽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조기탄핵을 거부한다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전이고 역사에 대한 대항"이라며 "정 대표가 조기 탄핵을 반대하는 이유가 뚜렷하게 무엇인지 이해가 잘 안 된다. 공명정대한 의견인가에 의문을 제기하는 의원들이 많이 있었다"고 의총장 분위기를 전했다.
비공개 의총에서 거듭되는 논쟁 끝에 결국 정 원내대표는 의총 후 기자들에게 "야당이 12월 초에 탄핵을 발의해 진행하겠다면 막을 길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실적인 문제들이 있다는 것이지 탄핵 반대, 지연은 절대 아니다"며 "저부터 탄핵 발의되면 정상적인 헌법 절차 따르고 찬반 의사표시 할 것이고 당론으로 탄핵 불참도 결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일과 9일은 야당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이라며 "이런저런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좋기 때문에 아젠다를 던진 것이지 회피한 것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의총에는 총 128명의 의원 중 62명이 참석했다. 친박계 의원들이 대거 불참하면서 '반쪽 의총'이 됐다. 사실상 '분당' 수순을 밟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