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은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단축을 포함한 퇴진 여부를 국회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참 나쁜 대통령"이라고 비난하며 "흔들림 없는 탄핵"을 거듭 공고히 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가 대통령의 임기중단·퇴진을 정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헌법상 탄핵소추다. 그 외에는 헌법·법률이 보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국민 요구는 조건 없는 즉각 퇴진이고 국회는 민심을 반영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좌고우면하지 않겠다"며 "민주당은 야권 공조 아래 한치 흔들림 없이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은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들고도 단 한 번도 진정한 사과와 반성이 없었다"며 "국정을 무너뜨리고 헌정 질서를 유린한 것도 모자라 국회에 책임을 떠넘겨 더 큰 혼란을 조장하려는 박 대통령을 더는 용납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200만 촛불민심과 국민 분노를 가슴에 새기고 행동에 옮기겠다“며 ”탄핵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쌓인 적폐를 청산하고 새 체제를 열라는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대통령 진퇴 문제는 탄핵안 통과 후에도 늦지 않다"고 거듭 탄핵 가결을 내세웠다.
추 대표는 새누리당을 향해 "새누리당도 더는 꼼수 부리지 말고 탄핵 일정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며 "스스로 물러나라는 국민 요구를 끝내 거부한 박 대통령에 대한 국회 결정은 오직 탄핵뿐“이라고 압박했다.
이어 "야권 공조로 탄핵을 더욱 견고히 추진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 탄핵을 통과 시켜놓고 퇴진 일정을 정해도 늦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탄핵을 모면하기 위해 일정도 분명하지 않은 퇴진이라는 술수에 야당이 넘어갈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국회는 국정공백 최소화를 위해 탄핵을 추진해야 한다"고 새누리당 비박계를 압박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비상대책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야 3당이 공조하고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가 주도하도록 하면서 모든 영광을 양보해 꼭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에 성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박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이 국민들의 분노의 불길에 기름을 부었다. 국민을 나누고, 국회를 분열시키는 참 나쁜 대통령이"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국민이 원하는 크고 바른길, 탄핵의 길로 우리는 더 가열 차게 가야한다"면서 "우리는 탄핵을 모면하려는 대통령의 꼼수 정치에 속아 넘어가지 않을 것이며, 국회가 지금 촛불민심을 받들고 질서 있는 퇴진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탄핵의 열차에 함께 올라타는 것"이라고 거듭 압박했다.
그러면서 "탄핵의 주도권은 싫든 좋든 비박이 가지고 있다"면서 "아는 새누리당 의원들을 일대일로 만나 잘 설득해 달라"고 당부했다.
안철수 전 대표도 "하루라도 빨리 탄핵안이 상정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안 전 대표는 전날(28일) 새누리당 비박계가 여야 지도부가 대통령의 조기퇴진에 대한 합의를 안할 경우 12월 9일 탄핵안을 가결시키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12월 2일 상정을 미리 먼저 포기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을 언제까지 차가운 길거리에 나오시게 하겠느냐"며 "위대한 11·12 비폭력 시민혁명을 정치권이 결코 외면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만약 국회가 대통령을 물러나게 하지 못한다면 성난 민심은 청와대를 넘어 국회로 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제가 가진 모든 정치적 역량을 쏟아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하루라도 빨리 탄핵안을 가결해 헌법을 파괴한 대통령의 국정복귀 시도를 저지하고 헌법적 절차에 따른 국정수습 과정에 동참해 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박 대통령의 임기 단축을 포함한 퇴진 로드맵과 관련, 앞서 전직 국회의장 및 원로들이 제안한 내년 4월 하야를 내세우며 여야 협상을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지난 주말 국가원로들이 대통령의 내년 4월 사퇴, 6월 대선이라는 일정을 제시한 바 있다"면서 "저는 원로들의 이번 제안이 대통령 사임 시기에 대한 논의에서 충분한 준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민주와 국민의당에 대해 "대통령 사임 시기를 정하는 협상, 즉 조기 퇴진과 조기 대선 일정을 잡는 협상에 즉각 나서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어제 대통령이 즉각 하야를 발표했더라면 우리는 내년 1월말 대선을 치러야 한다"며 "이런 '벼락치기 대선'을 우리 정치권이 과연 감당할 수 있겠느냐. 국민이 원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국회가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의결하면 여야는 국민에게 정리된 정치일정을 제시하지 못한 채 헌법재판소만 바라보게 될 것"이라며 "국정혼란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거듭 단계적 퇴진을 강조햇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