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가 13일 자신의 탈당설과 관련해 "지금 고민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주최로 열린 '제왕적 대통령제 철폐를 위한 개헌,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세미나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김 전 대표 측은 앞서 언론과의 통화에서 조기대선이 확실시 되는 상황을 지적하며 신당 창당을 서둘러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측근은 "현재 분위기로는 헌법재판소가 내년 3월경 탄핵심판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다면 그해 5월 대선을 치르는데, 새로운 보수 신당으로 대선 후보를 내려면 당장 창당 작업에 들어가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에 이날 신당창당과 관련해 김 전 대표의 입장에 관심이 쏟아졌다.
김 전 대표는 "오늘 비상시국회의에 들어가서 얘기를 해볼 것이며, 회의가 끝나고 나와서 다시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르면 이번 주말 탈당할 수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틀린 얘기가 많다. 나와 전화 한 통 없었다"고 주말 탈당설을 일축했다.
또 '유승민 의원에게 신당 합류를 요청했다'는 설에 대해서도 "그런 제안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세미나 축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절대로 부정이 없을 것이라고 저 자신은 믿었지만 결국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박근혜 정부 출범의 일부를 담당한 사람으로서 크나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현재의 제왕적 대통령제 하에서 7명의 대통령을 배출했는데 모두가 불행해지고 실패한 대통령이었다"며 "제왕적 대통령제에서는 승자 독식 구조 때문에 정치의 본질인 대화와 타협이 사라지고 권력 쟁취를 위한 사생결단의 대결만 남게 된다"고 대통령제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말처럼 제도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면 누가 권력을 잡아도 사단이 날 수밖에 없다"며 개헌을 강조했다.
비박계 핵심인 김 전 대표의 신당 창당에 대한 생각이 굳어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새누리당의 분당(分黨)은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오는 16일 원내대표 선거가 분당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전날(12일) 박 대통령 탄핵안 가결에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했다. 이에 오는 16일 치러지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박과 비박 간 세력대결은 불가피하다. 친박계는 홍문종, 정우택 의원 등이 나설 태세이고 비주류는 주호영, 이주영 의원이 거론된다. 비주류는 이날 원내대표 선거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비주류 일각에서는 아예 선거를 보이콧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만일, 16일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박계가 다시 원내지도부를 장악할 경우 김 전 대표와 비박계의 탈당은 가시화될 수 있어 신당 창당이 탄력받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