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제주에도 눈이 내리냐고 내게 물어본 적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한라산은 11월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해 이듬해 봄 5월은 되어야 녹는다.
어쩌면 눈이 가장 많이 내리는 곳이 바로 제주도일지도 모른다.
눈 덮인 오름 등반은 제주 여행 중에 또 빼놓을 수 없는 추억을 선물한다.
◆…거문오름 탐방 안내도
그 중 거문오름은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와 구좌읍 덕천리 일대에 위치해 있으며 해발 456m 둘레4,551m로 사계절이 다 아름답지만 눈에 쌓인 거문오름은 등반객들이 꼭 오르고 싶어 하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제주섬의 탄생을 알 수 있는 거문오름은 제주도민들도 아무 때나 오를 수 없는 오름 중 하나다.
2007년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거문오름은 2005년 국가지정문화재천연기념물 제444호로 등재되어있어 보호하고 있는 오름이라 사전예약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자연유산해설사와 동행하여 탐방을 해야만 된다.
탐방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30분 간격으로 출발하고 있다.
거문오름 탐방안내소에는 자연유산해설사가 9명이 일일 탐방객 450명을 한정으로 안내하고 있다.
또 매주 화요일과 설날 그리고 추석은 거문오름 탐방을 할 수 없다.
◆…용암협곡
용암동굴계를 형성한 모체로 알려져 있고 분화구에는 깊게 패인 화구가 있으며 그 분화구 안에는 손으로 조심스럽게 감싸 안은 듯 작은 봉우리가 솟아있다. 바로 알오름이 거문오름안에 또 있는 것이다.
이곳 거문오름은 크게 북동쪽으로 터진 말굽형 분석구의 형태를 띠고 있으며 다양한 화산지형들이 잘 발달해 있어 오름 탐방 내내 눈을 뗄 수가 없다.
◆…눈 덮인 오름 안 숲길
주변을 조망할 수 있는 정상코스는 약1.8km 길이로 1시간 소요되고, 분화구 내의 알오름과 역사 유적지를 볼 수 있는 분화구 코스는 약 5.5km로 2시간30분 정도 걸린다.
그리고 분화구 정상을 완주하는 전체코스는 그 길 모양이 태극을 닮았다 해서 태극길로 불려지고 있는데 약 10km로 3시간30분 정도 소요된다.
◆…여름에 본 숯 가마터
봄이면 세상에 처음 고개를 든 듯 수줍은 꽃들과 겨우내내 숨어살던 가지 속에 새 순이 뾰족이 올라오는 모습이 제주의 신비로운 탄생을 말해 주고, 울창한 숲에 빼곡히 하늘을 가린 나무가지와 초록의 잎들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햇살이 생명의 신비를 말해준다.
가을이면 울긋불긋한 숲은 마치 꽃들과 마지막 축제의 분위기를 연출하고, 하얀 눈이 내리는 겨울이면 동굴 속 깊은 곳에서부터 모락모락 솟아나는 온기로 추위를 이겨내는 에너지를 전달한다. 덕분에 옛 제주인들이 이곳에서 숯가마를 만들고 살아 갈 수 있었으리라.
◆…눈에 덮인 삼나무 군락지
오름을 몇 번 올라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겨울에도 태극길을 거뜬히 돌아 볼 수 있다.
오름 봉우리마다 만들어진 전망대는 또 다른 세상을 만나게 해준다.
제주의 신비한 탄생 과정과 속살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는 것 같아 자연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다.
◆…오름 안의 동굴
일반인들에게는 2000원의 입장료가 있지만 제주도민은 유산센터관람과 거문오름 탐방은 무료다. 하지만 돈을 내고라도 꼭 가보아야 할 곳이다.
◆…바위 밑으로 더운 열기가 나와 눈이 녹아 비가 되는 모습
◆…제주 세계자연유산센터
또 상설전시실은 한 걸음 디디면 제주 세계가 반한 아름다운 섬, 두 걸음 디디면 화산이 낳은 땅 제주, 세 걸음 디디면 한라산 숨소리, 네 걸음 디디면 신비의 땅 거문오름, 다섯 걸음 디디면 자연의 조화로 이루어진 예술 용암동굴, 여섯 걸음 디디면 제주 해양생태계, 일곱 걸음 디디면 미래 제주세계자연유산 제주를 볼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계단으로 이어지는 오름 탐방로
주변에는 또 작은 카페들이 있어 주인장들이 직접 빵을 굽거나 나무 조각 제품을 만들기도 하는 등 재미있는 곳이 많다.
겨울 등반 후 따끈한 차 한 잔 마시며 누리는 평화와 느긋함은 세상 어느 누구도 부럽지 않게 만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