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법인의 공익성을 높이기 위해 이익이 없더라도 매년 재산의 1%를 공익사업에 써야하는 '공익법인 의무지출제도'가 2018년부터 시행된다.
기획재정부는 27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19개 세법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하고, 차관회의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행 성실공익법인 제도는 공익법인 중 일정한 요건을 갖춘 성실공익법인에 대해 주식을 출연하는 경우 발행주식총수의 10%를 한도로 상속·증여세를 면제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공익사업 활성화 명분으로 각종 세제혜택을 받고 있지만 입법취지와 달리 세제혜택에만 편승해 계열회사 주식을 대량 보유해 편법으로 상속·증여나 계열회사에 대한 지배력 강화수단으로 악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제기되어 왔다.
이에 국회는 성실공익법인에게 발행주식총수의 10%를 한도로 상속·증여세를 면제하도록 하는 기존의 내용을 5% 한도로 제한하고, 상호출자기업은 적용을 완전히 배제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또한 투명한 사후관리를 위해 공시 범위를 확대하고 공익목적사업에 대한 의무지출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을 부칙으로 담아 공익법인에 대한 사회적 감시를 강화하고 재단이 기부받은 돈을 공익성 제고를 위해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즉 주식보유비율이 5%를 초과하는 성실공익법인은 출연재산가액의 일정비율을 의무지출해야 한다는 것. 기재부는 이번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의무지출제도와 관련한 출연재산가액의 산정 기준과 의무지출비율을 구체화했다.
출연재산가액은 해당 금액을 의무지출해야 하는 사업연도의 직전 사업연도의 대차대조표를 기준으로 산식에 따라 정해진다.
기재부 관계자에 따르면 출연재산가액의 경우 공익목적사업에 사용하고 있는 재산은 제외된다. 제도 취지가 공익목적사업에 사용하지 않고 있는 재산을 대상으로 의무지출을 발생케 하는 것이기 때문.
예를 들어 A공익법인의 총 자산이 100억원이고 공익목적사업에 50억원을 사용하고 있다면 나머지 50억원이 출연재산가액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 부채와 당기순이익까지 뺀 값이 최종 출연재산가액이다.
A공익법인의 부채가 10억원, 당기순이익이 10억원이라면 출연재산가액은 30억원이 되는 셈.
기재부가 시행령으로 의무지출비율을 1%로 규정했기 때문에 A공익법인은 30억원의 1%인 3000만원을 2018년도 개시하는 사업연도 분부터 의무적으로 지출해야 한다.
한편 공익법인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공익법인의 공시 범위도 확대된다.
현행법에 따르면 자산 5억원 이상 또는 출연금액 3억원 이상인 공익법인은 주식등의 출연·취득 현황, 주식 보유로 인한 배당 현황, 출연재산의 공익목적사용 현황 등을 공시해야 하는데 여기에 주식보유비율이 5%를 초과하는 성실공익법인의 경우 해당 보유주식에 대한 의결권 행사결과까지 공시의무 대상에 포함됐다.
내년부터 성실공익법인은 의결권을 행사할 경우, 그 내용을 반드시 공시해야 하는 것.
이와 함께 공익법인의 공시의무 및 외부회계감사시 적용하는 회계기준도 구체적으로 마련됐다.
기재부는 기재부1차관을 위원장으로 정부위원 및 민간위원 15인을 위원으로 하는 '공익법인 회계기준심의위원회'를 신설해 공익법인 회계제도 운영, 회계기준 해석, 관련 법령 개정에 대한 심의 등을 처리할 계획이다.
회계기준 적용대상 공익법인은 2018년 이후 개시하는 사업연도부터 시행되며, 회계기준심의위원회는 내년 1월1일 출범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