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보따리 싸는 의원 없다" 일부 탈당설 일축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제3지대 개헌저지 보고서'를 작성해 논란을 빚고 있는 것과 관련, 새누리당과 국민의당, 개혁보수신당(가칭)이 4일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제3지대 개헌저지 보고서'는 조기대선 상황에서 비문(비문재인)·비박(비박근혜) 이른바 '제3지대'가 개헌을 중심으로 구축될 경우 대선 승리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내용으로 민주연구원 소속 한 연구위원이 작성했다. 민주연구원은 이를 당 지도부와 대선 주자 5명(문재인, 이재명, 안희정, 박원순, 김부겸)에게 각각 전달했다.
하지만 일부 매체에서 이 보고서를 친문 인사끼리 돌려봤다는 취지의 내용을 보도해 논란이 되자 당 지도부는 진상조사를 위한 조직을 구성하고 이와 함께 해당 언론사에 정정보도를 요청한 상태다.
새누리당과 국민의당, 개혁보수신당은 대선지지율 1위를 줄곧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에게 편향됐다는 의혹을 꼬집어 더민주와 문 전 대표를 겨냥했다.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민주당의 '제3지대 개헌 저지 보고서' 논란에 대해 "민주당과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의 개헌에 대한 공언과 약속이 허언이었다는 걸 입증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정 원내대표는 "보고서에는 개헌 저지를 위해 국회 개헌 특위에서 4년 중임제에 긍정적인 뜻을 밝히고 비슷한 입장을 갖고 있는 의원 다수를 참여시키는 게 바람직하는 등 정파적 이해관계를 앞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당 보고서로 보기엔 너무나 정파적이고 특정 대선주자 입장에서 작성된 것이어서 큰 충격을 받았다"며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정당 싱크탱크가 정책 연구에 뒷전인 채 특정 대선주자를 위한 정치공학적 보고서나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특정 대선주자에게 유리하게 처음부터 각본을 짜놓고 임하거나 특정주자에게 불리하다고 개헌 논의를 오도하는 행위는 국민의 지탄을 면치 못할 반역사적 작태"라고 맹비난했다.
정 원내대표는 "개헌 골든타임을 놓치면 언제 이런 기회가 올지 모른다"며 "백년대계를 위해 속도감 있게 개헌을 논의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 역시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는 국정농단으로 나라를 망치고 민주당 친문세력은 개헌을 방해하는 게 목표인 것 같다"며 친문계를 비난했다.
주 원내대표는 "'제3지대 구축이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에 큰 위협이 된다', '개헌을 매개로 한 제3지대가 촛불민심에 반하는 야합으로 비춰지게끔 각인시켜야 한다'며 촛불민심까지 왜곡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는 민주당 친문세력들이 마치 문 전 대표가 이미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결정됐다는 전제 하에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를 시작했다는 반증"이라며 "대선의 선두주자로서 국가적 대개혁보다는 우선 당선되고 보자는 비겁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또 "민주당의 친문 패권주의 때문에 지난 대선에서 야당이 패배하고 분열됐다. 집권을 위해 개헌을 방해하는 것은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자는 촛불민심에 정면으로 맞서는 것"이라며 "개헌을 반대하려거든 정정당당한 방법과 논리로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는 것을 친문 호헌세력에 엄중히 경고한다"고 '친문=호헌세력'으로 규정했다.
개혁보수신당 정병국 창당추진위원장도 이날 창당준비회의에서 "민주적 정당 운영을 농단하는 문 전 대표의 당내 비선 라인 정체를 밝히고 정당 민주주의를 방해하는 세력을 발본색원해 정치권에서 퇴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제2의 최순실'의 그림자가 문 전 대표의 주변에 어른거린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비난했다.
또 문 전 대표와 친문 인사들이 조기대선 전 개헌에 부정적인 데 대해 "개헌을 야합으로 몰아붙이자는 게 민주당 당론이고, 문 전 대표의 생각인지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친박 패권주의뿐만 아니라 친문 패권주의도 이 땅에서 사라져야 할 패권주의"라고 겨냥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집안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일부 매체가 보고서 논란으로 일부 민주당 의원이 탈당해 '제3지대'로 갈 것이라는 보도를 한 것에 대해 "사실이 아닌 추측성 보도"라고 일축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사실에 근거 하지 않은 추측성 보도가 우려된다"며 "제가 원내대표로 있는 한 마지막 탈당자는 이찬열 의원으로 안다. 어제도 관련 의원들에게 일일이 전화해봤는데 보따리 싸는 어떤 징후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