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지난 5일 '2017년 전체 업무보고'의 주요 핵심과제 중 하나인 '가계부채 관리 방안' 관련 상세 브리핑을 통해 '새로운 정책모기지 상품을 공급하겠다'며 15일 이같이 밝혔다.
올해 1분기에는 주택 공동소유자 설정을 하지 않아도 배우자 명의의 주택담보대출을 상환한 뒤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기존에는 배우자의 주담대가 있을 경우 주택연금 가입이 곤란했다. 주택연금을 가입하기 위해서는 배우자를 주택 공동소유자로 설정해야 했으며 이 과정에서 등기비용 등의 부담이 발생했다. 그렇게 배우자의 주담대를 상환한 뒤에야 주택연금을 가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소유권 이전등기, 수수료 등이 들지 않게 돼 가구당 평균 약 230만원의 비용이 절감될 예정이다. 이로 인한 혜택은 주택 소유자와 대출 명의자가 상이한 약 8600가구가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현장에서는 "일시인출을 할 경우 주택연금 월지급금이 줄어드는데 일시인출금을 갚았을 땐 월지급금이 올라가지 않아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를 들어 72세의 A씨가 3억원 주택을 소유하고 주택연금 가입 당시 5000만원을 일시인출 했다고 가정하면 현재 월 지급금은 75만원으로 일시인출금을 갚아도 월 지급금이 75만원으로 유지된다.
따라서 여유자금이 생겨서 과거에 일시 인출했던 금액을 갚아도 축소됐던 주택연금 월지급액이 당초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는 것이다.
이에 금융위 관계자는 "기존 주택연금의 일시인출금을 일부 또는 전액 상환할 경우 기존에 축소됐던 주택연금 월지급액이 회복되도록 개선하기로 했다"며 "올해 4분기 중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럴 경우 A씨는 일시인출금 중 2500만원을 상환하면 월 지급금이 90만원으로 상승하고 5000만원을 상환할 땐 월 지급금이 105만원으로 상승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같은 혜택은 현재 주택연금 이용자의 11% 수준에 해당하는 약 3800가구가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위는 아울러 현행 근저당권 방식에서는 연금 가입자가 사망해 배우자가 연금을 승계받을 때 자녀의 동의 등 절차가 복잡하다는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주택연금을 신탁방식으로도 가입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
주택연금 가입자가 사망할 경우 현행 근저당권 방식으로는 주택연금을 배우자에게 승계하기 위한 절차·비용이 과다한 문제도 있었다.
주택 소유권 전체를 배우자에게 이전등기해야 함에 따라 비용이 소요되는데다 자녀들로부터 반드시 동의를 받아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했다. 소유권 이전등기, 수수료, 취득세 등을 감안하면 평균 약 340만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에 "유언대용신탁을 활용해 '본인 사망시 배우자에게 주택 연금이 자동승계'되도록 주택연금 가입시점에서 결정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유언대용신탁 방식을 취할 경우 가입자가 사망하면 자녀의 동의 없이도 승계가 가능하다.
이 같은 신탁방식을 선택하면 배우자는 보다 안정적으로 연금 수급권을 승계받을 수 있으며 소유권 이전 등에 따른 비용도 약 340만원 절감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위는 이를 위해 연내 '한국주택금융공사법' 개정안을 제출할 방침이다.
이밖에 금융위는 서민층의 내집마련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모기지를 확대·공급하고 고령층·저소득자 등 취약계층 대상의 주택금융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정책모기지 규모를 확대하고 맞춤형 지원을 시행할 방침이다.
정책모기지 공급은 41조에서 44조원으로 확대하며 서민층에 집중되고 실수요자에 대한 지원이 강화될 수 있도록 요건을 정비한다. 주택 관련 대출의 분할상환 유도를 위해 분양주택 입주자(잔금대출)와 전세세입자 대상 특화상품을 공급하는 등 맞춤형 상품도 제공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저소득 연체차주의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책임한정형(비소구) 대출 시범사업을 시행한다"며 "책임한정형 대출을 현재 주택도시기금의 디딤돌대출에서 주택금융공사 공급 디딤돌대출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원대상은 주택도시기금과 동일하게 저소득층부터 시행하되 정착상황을 봐가며 대상범위를 확대할 것"이라며 "향후 성과에 따라 보금자리론과 적격대출 등 다른 정책모기지와 민간 은행에도 단계적으로 확산되도록 검토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