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국회 재경위에 상정된 국세기본법 개정안 연내 처리를 놓고 야당과 이에 반대하는 여당이 마찰을 빚고 있다.
한나라당 의원 136명이 공동발의한 국세기본법 개정안은 ▲정치적 목적을 위한 조세권 남용을 법으로 금지하고 ▲법률에 정한 불성실추정 납세자를 세무조사의 주된 대상으로 하며 ▲국회에 대한 납세자의 과세정보제공을 의무화하고 있다.
한나라당 나오연(羅午淵) 의원은 "언론사 세무조사 이후 세무조사의 정치적 악용 시비가 계속되면서 정당한 세무조사까지 국민불신을 초래하고 있다"며 "세무당국의 자의적인 조사권 발동으로 인한 오·남용 시비를 근절하고, 억울한 납세자 발생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개정안을 재경위 법안심사소위에서 심도있게 논의하되 내달 초순 공청회를 거쳐 연내에 처리할 것"이라며 "자민련도 개정안에 찬성하는 만큼 무리없이 통과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자민련측도 한나라당과 구체적인 협의는 없었지만 원칙적으로 반대하지 않고 있어 사실상 공조방침을 밝힌 상태다.
그러나 민주당 정세균(丁世均)의원은 "한나라당이 정치적 악용방지를 이유로 내세웠지만 오히려 법안개정에 정치적 의도가 개입됐다"며 "징세업무는 국가의 기본인 만큼 한나라당 개정안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과세정보 비공개 원칙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권고사항이자 가입국의 관행으로 정착된 것"이라며 "국가경영 차원에서 조세문제는 여야가 따로 없는 만큼 재경위 논의 과정에서 한나라당이 적절한 선에서 물러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재경위 박봉수 수석전문위원은 "과세정보의 공개문제는 판례 등에서 사생활 비밀보장이 우선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납세자의 동의와 비밀유지의무가 전제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