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3당이 6일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의 교섭대표단체연설에 대해 제각각 입장을 달리했다.
특히 야권 통합을 내세웠던 더불어민주당은 안 의원의 연설 내용에 대해 "적극 공감한다"며 "정권교체의 한 길에서 함께하길 기대 한다"고 우호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민주당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안 의원의 연설에 대해 "우리 당 우상호 원내대표의 연설과 궤를 함께 한다"며 "우리 당은 국민을 위한 협치와 정권교체의 길에 함께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 원내대변인은 "새누리당 집권 10년은 안 전 대표의 말대로 '기본을 무너뜨린' 시간이었다. 대한민국의 무너진 공정과 자유, 가치를 바로 세워야 한다"며 "국정농단·헌법유린 세력의 단죄, 각계각층의 적폐 해소, 개혁입법 등을 통해 '기본에 충실한 대한민국'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또 "2월 국회는 개혁국회가 되어야 한다는 점에도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재벌·검찰·방송개혁법안, 만 18세에게 투표권을 주는 공직선거법 개정안, 국정교과서 금지법, 세월호 특별법 등은 결코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촛불혁명으로 대표되는 시대의 요구이자, 역사의 순리"라고 호응했다.
특히 안 의원이 강조한 4차 산업혁명을 위한 학제 개편 등에 대해 "매우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라며 "특히 안철수 전 대표가 제안한 '교육혁명'은 우리시대의 청년을 위한, 국가의 존망과 번영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촛불이 명령한 사회개혁과 국가개조의 과제를 위한 야권의 단결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며 "정권만 바라보는 일시적 결합이 아닌 촛불과 광장의 민심을 기반으로 한 사회개혁연대가 이뤄져야 한다. 우리 당 그리고 국민의당과 안철수 전 대표 역시 그 주역 중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바른정당은 안 의원이 연설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블랙리스트 사건, 4차 산업혁명의 필요성 등을 강조한 것에 대해 공감을 표하면서 "안 의원의 진단이 구호나 슬로건으로 그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장제원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국민의당의 유력 대선후보인 안철수 의원의 이러한 진단과 방향성이 슬로건이나 구호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분명한 실천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장 대변인은 교섭단체대표연설에 원내대표나 당 대표가 아닌 현재 당직이 없는 안 의원이 나선 것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국민의당 입당이 가시화 된 상황에서 가뜩이나 안철수 당이라는 지탄이 있는 국민의당이 당대표, 원내대표를 제쳐 두고 안철수 의원을 대표연설자로 내세우는 데에 의아해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것이 국민의당이 '안철수 사당(私黨)'이라는 것을 확인시키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꼬집었다.
이어 "앞으로 국민의당은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구체적 실천로드맵을 마련해 검증받으시기 바란다"며 "바른정당은 안철수 의원의 진단과 방향성에 대해 동의하면서도 구체적 실천방안을 가지고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을 위해 치열하게 정책 경쟁을 벌여나겠다"고 밝혔다.
한편, 여당인 새누리당은 안 의원의 연설에 대해 "국민의당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의심스럽다"고 혹평했다.
정태옥 원내대변인은 "우리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 것에 대한 아무런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본인이 이 나라를 위하여 무엇을 기여하겠다는 것에 대한 명확한 인식 없이 막연하게 시중에 떠도는 이런저런 문제점만 짜깁기 하고 대안은 전혀 제시하지 못한 연설이었다"고 평가절하 했다.
정 대변인은 안 의원이 지적한 수출절벽, 내수절벽, 일자리 절벽 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박근혜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 관련법, 규제프리존기본법, 서비스산업발전법'이라고 강조하며 "이에 대해 전혀 언급이 없다. 문제점만 나열하고 해법이 없는 것은 무책임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이어 18세 선거연령 인하와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 주장에 대해서도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특히 학제개편이 전제되지 않은 18세 선거권 부여는 고등학교를 선거판으로 만들어 당선만 되고 보자는 정략적인 면만 부각된 사려 깊지 못한 연설이었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이 경제 개혁과 관련, 상법 개정을 강조한 것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은 대기업의 소유권 구조 자체를 문제시하는 상법 개정은 외국계 투기자본에 먹잇감을 던져줄지도 모르는 중요한 현안으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데도 개혁입법이라는 이름으로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주장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대했다.
특히 자강안보를 주장한 것에 대해 "대선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남북분단과 국제정세를 포괄하는 안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함에도 안보에 대하여는 사드 배치여부에 대한 찬반 입장을 전혀 언급하지 않고 막연하게 겉도는 이야기로 국민들을 오히려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