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분기까지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시현하며 승승장구하던 에뛰드가 증권가의 예상과는 달리 4분기에 매출 감소와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밝혀져 주목받고 있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에뛰드가 지난해 3분기 총 313억원의 누적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최근 2~3년간의 부진에서 벗어나 턴어라운드에 성공했고, 4분기에도 호조세가 이어져 창사 이래 사상 최대의 외형과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해왔다.
하지만 이 회사의 지배기업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이달초 공시한 잠정 실적에 따르면 에뛰드는 증권가의 전망을 비웃기라도 하듯 지난해 4분기 매출은 2016년 분기 최저치를 기록한데다가 18억원의 영업적자를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 측은 지난 4분기 영업적자로 전환한 사유 가운데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되는 임직원 성과급 지급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 밝히기를 꺼리며 쉬쉬하고 있어 궁금증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4분기 매출 750억로 분기 최저치…영업적자 18억원으로 적자 전환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케이프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에뛰드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동기의 654억원 대비 약 14.7% 늘어난 750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2016년도 분기별 매출로 비교하면 가장 저조한 수치다.
이회사는 지난해 1분기 814억원, 2분기 845억원, 3분기 757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후 4분기 750억원의 매출를 기록했다. 2분기를 고점으로 3,4분기 연속 매출이 하락해 상승추세가 꺽이는 흐름을 보였다.
게다가 손익의 경우에는 영업이익 하락추세가 외형 감소보다 더 가파르게 나타나 2015년도의 흐름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마저 일고 있다.
지난해 2분기 121억원의 영업이익에서 3분기엔 69억원을 시현 거의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지더니 4분기엔 18억원의 적자를 시현, 재차 적자로 전환되는 흐름을 나타낸 것.
특히 매출이 3분기 750억원 대비 불과 7억원 줄었음에도 영업손익은 3분기 69억원 흑자에서 4분기 18억원의 적자로 87억원이나 줄어 그 배경에 궁금증이 일고 있다.
에뛰드 관계자는 “반기 및 분기 실적은 큰 의미를 부여치 않고 연간 실적을 더 중시하고 있다”며 4분기 영업적자에 대해 “글로벌 투자와 브랜드 리뉴얼 관련 비용이 집행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하나금융투자, 케이프투자증권 등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고성장에 대한 성과급 지급 및 신제품 관련 마케팅비 선집행에 따른 영향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성과급 700% 지급설에 “명백한 오보”라면서도 공개는 '거부'
그렇다면 에뛰드가 4분기에 영업적자까지 보면서 지급한 임직원 성과급과 글로벌 투자 및 브랜드 리뉴얼 관련 비용 등은 얼마나 될까?
지난해말 일부 언론에서 700%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에뛰드 관계자는 이와 관련 “명백한 오보”라며 “성과급 지급시기와 지급률 등은 회사 사정상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증권계의 화장품 업계 애널리스트는 “성과급 지급과 관련해 에뛰드 측에 문의했지만, 일절 함구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에게 정확한 기업정보를 제공해야하는데 회사 측이 자료 제공을 거부해 정확한 내용을 알지 못하고 있다”고 기업 분석의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에뛰드처럼 밝히고 싶은 자료만 공개하고 불리한 정보는 공개치 않는 곳이 더러 있어 이럴 경우 기업분석에 애로사항이 많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지난 연말 고율의 성과급을 지급했다면 이 회사의 분기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하는데 결정타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에뛰드는 지난 연말 임직원 성과급 규모를 밝히기를 꺼려하는 걸까? 뷰티업계에서는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가맹점주의 반발 등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시선이다.
일선 영업현장에서 고객들을 직접 상대하며 이 회사 매출의 큰 부분을 담당하는 가맹점(대리점)주들이 자신들은 배제하고 임직원들에게만 고율의 성과급을 지급한 것이 드러날 때 생길 부작용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설명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에뛰드의 2015년 기준 가맹점과 직영점 숫자는 319개와 106개다. 에뛰드가 제시한 가맹점당 평균 매출액 약 7.03억원을 가맹점수 319개에 대입해 보면 가맹점에서 올린 매출액이 2245억원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이 된다.
이는 회사의 2015년 전체 매출액 2578억원의 87%에 달하는 점유율로 회사 전체 매출에 가맹점이 크게 기여하고 있음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에뛰드의 한 가맹점주는 “임직원에게 성과급을 지급한 것이 사실이냐”며 “지난해 이후 현재까지 가맹점에 대한 별도의 인센티브는 일체 없었으며, 본사 차원의 세일 및 행사 등을 자주 펼치면서도 프로모션 비용은 통상 35% 수준밖엔 보전해주지 않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일부 전략 프로모션의 경우 최대 50% 보전해주는 경우가 더러 있으나 통상 35% 수준에 불과해 나머지 비용은 가맹점주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떠안고 있는 상황인데, 임직원에게만 인센티브를 준 것은 상생 경영의 의지가 의심된다는 불만이다.
이에 대해 에뛰드와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임직원과 가맹점주의 성과 보상 기준이 다르다”며 “가맹점주의 경우 각종 프로모션 진행시 본사 지원을 차등화 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사가 잘 돼 가맹점 매출이 오르면 그게 곧 가맹점주 소득으로 직결되는 구조여서 임직원처럼 별도의 성과급을 지급하지는 않고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