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별로 자본이나 부채로 분류되는 금융상품인 혼성금융상품으로 국가 간 세법차이를 이용해 양국에서 이중 비과세 혜택을 받는 부분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2일 기획재정부,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대한상공회의소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BEPS(국가 간 소득이전 및 세원잠식) 대응지원센터'가 BEPS 과제 중 하나인 '혼성불일치 해소'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조세연이 발표한 '혼성불일치 규정 도입을 위한 고려사항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혼성금융상품을 통해 지급자 비용공제나 수취자 배당세제혜택이 부여되는 경우가 혼성불일치 사례인데, 대표적으로 우리나라의 간접외국납부세액공제, 국외의 배당세제혜택 제도에 따라 혼성불일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혼성불일치는 금융상품, 기업 실체, 거래 등에 대한 세법상 취급이 국가 간 다른 점을 이용해 이중 비과세를 발생시키는 거래다.
현재 우리나라 간접외국납부세액공제는 수입배당금액의 정의를 '이익의 배당이나 잉여금의 분배액'으로 규율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투자하는 주요국의 경우에도 배당의 이중과세조정제도를 가지고 있으나, 배당·이자 구분에 대해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있지 않고 있다.
문제는 혼성불일치를 발생시키는 거래에 대한 세제가 명확하지 않아 과세관청 뿐만 아니라 납세자가 대응하기 쉽지 않다는 부분이다.
과세방법이 명확하지 않으면 과세관청, 납세자 모두 혼성불일치가 발생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데 비용이 소모되어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혼성불일치가 '이중 비과세'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세수를 감소시켜 정부 재정의 부정적인 영향도 끼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선 세원잠식과 소득이전(BEPS)을 시도하는 문제를 줄이고자 '혼성불일치 거래 효과의 해소'를 액션플랜에 넣어, BEPS 프로젝트 참여국에 강한 이행의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보고서는 "간접외국납부세액제도와 동업기업특례제도가 혼성불일치를 발생시키지 않도록 정비가 필요하다"며 "간접외국납부세액을 취지에 맞게 비용으로 공제된 배당에 대해 적용 배제를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행 외국납부공제 범위인 이익의 배당이나 잉여금의 분배액이 공제되지 않은 소득의 배분인지의 여부가 쟁점이 될 수 있기 때문에서다. 동업기업특례도 우리나라의 역혼성체 가능성을 높이므로 국외에서 과세실체로 보는 경우엔 공제 적용을 배제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혼성불일치는 경제적 실질에 부합하더라도 발생하는 것으로 현재의 우리나라 실질과세로는 대응하기 불가능하다는 목소리다. 이에 조세회피방지규정(GAAR) 도입을 장기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주장이다.
포럼에 참석한 삼일회계법인 김영옥 상무는 "국내사례가 아직 축적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일단은 OECD에서 권고하는 기준 자체가 공통접근으로 강한 강제 이행을 갖고 있다"면서 "국내 혼성불일치 관련 규정을 검토해서 도입을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