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우리나라 경제여건에 대해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민간소비 증가세가 완만한 가운데 고용 부진도 지속되면서 경기회복을 제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가 7일 발표한 '경제동향 3월호' 자료에 따르면 소매판매가 완만한 증가세를 나타낸 가운데, 음식·숙박업 등 민간소비 관련 서비스업도 부진을 지속하고 있다.
실제 소비를 의미하는 1월 소매판매는 설 명절의 영향으로 확대되면서 전년동월대비 4.0%의 증가율을 기록했으나, 계절조정으로는 3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여전히 부진한 상태다. 음식·숙박업(-6.4%)과 예술·스포츠·여가업(-7.5%) 등 민간소비 관련 서비스업도 전월에 비해 감소폭이 늘었다.
소비심리도 위축된 모습이다.
2월 중 소비자심리지수는 가계형편과 경기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는 소비자들이 늘어 전월(93.3)보다 소폭 상승한 94.4를 기록했으나, 여전히 기준(100)을 하회하고 있다.
고용 여건도 악화되고 있다.
제조업 고용 부진이 심화되는 가운데 서비스업에서도 취업자 증가폭이 줄었다. 1월 중 취업자는 전년동월대비 24만3000명(1.0%) 증가해 전월(28만9000명 1.1%)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15~16세의 계절조정 고용률은 전달에 비해 0.1%p 줄어든 66.3%를 기록했다.
1월 중 전산업생산은 전월(3.5%)과 비슷한 3.6%의 증가율을 보였다. 광공업생산은 조업일수 감소(1일)에도 불구하고 반도체(35.0%) 부문의 호황으로 1.7% 증가했으나, 반도체·전자부품을 제외할 경우 1.5% 감소하는 등 회복세가 제조업 전반으로 학산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KDI의 설명.
1월 중 설비투자지수는 운송장비(-7.6%) 감소에도 불구, 기계류(20.0%)가 큰 폭으로 확대되면서 전년동월대비 11.4% 증가했다. 다만,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낮은 수준임을 고려할 때 제조업 전반에서 투자가 빠르게 확대되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다.
건설투자도 건설기성이 주택부문을 중심으로 양호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선행지표인 건설수주(경상)가 건축부분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다소 둔화되면서 향후 건설투자가 완만하게 둔화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2월 중 수출액은 전월(11.2%)보다 확대된 전년동월대비 20.2%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일평균 수출액도 10.2% 증가하는 등 금액 기준으로 수출이 개선되고 있다. 수입은 유가상승에 기인해 주요 에너지자원의 수입액이 큰 폭으로 증가함에 따라 전월(19.7%)에 이어 23.3% 증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