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 후보 국민의당 대선경선 예비주자인 안철수 후보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 후보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등 3당의 대선주자들이 5.9 대선에서 '반문연대'를 내걸고 후보단일화를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대선 본선 확정이 뚜렷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자강론'을 내세우고 있어 이들의 후보단일화가 가능할지 현재로선 미지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일각에선 선거지원금 보전에 따른 부담과 지지율 반등 등을 위해서라도 이들의 극적 타결을 기대하는 시선도 있지만,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지나친 네거티브와 감정싸움으로 인해 자칫 넘지 못하는 강을 건너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반문연대는 "문재인 빼고 다모이라"는 성격을 지닌 만큼 3당의 대선주자들은 각각의 위치에서 문 후보를 향한 날선 비판을 가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 후보는 '노무현정권'의 책임론을 앞세워 맹공을 퍼붓고 있고, 안 후보는 '문-안 양자구도' 프레임을 연일 띠우고 있다. 특히 국민의당은 문 후보의 아들의 2007년 한국고용정보원 채용 특혜 의혹을 거듭 제기하고 있다. 바른정당 유 후보도 문 후보와 싸워 이길 보수의 적임자임을 강조하면서 연일 문 후보의 안보와 경제 정책에 날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문재인 대세론' 균열에 총공세를 가하면서도 후보단일화에 대해서는 접점을 찾지는 못하고 있다. 오히려 자강론을 주장하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제왕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단일화가 성사되더라도 이러한 과정을 지켜 본 국민들과 지지자들의 화학적 결합을 일으킬 수 있을지 불투명해 보인다.
우선 한국당 홍 후보는 국민의당과의 연대에는 선을 긋고 있지만 바른정당에게 잇따라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홍 후보는 3일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와 김무성 선거대책위원장과 연쇄 접촉한 것과 관련해 "(그들에게)함께 가자고 제안했다"며 보수후보 단일화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홍 후보는 국민의당의 연대에 대해서는 "선거를 전후해 민주당에 흡수될 수밖에 없는 당"이라고 규정한 뒤 안 후보를 겨냥, "우파 성향의 후보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국민의당 역시 자유한국당과의 후보 단일화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나섰다.
경선 연승을 압도적으로 이어가고 있는 안 후보는 "국민에 의한 연대, 그 길만이 진정한 승리의 길"이라면서 "저 안철수, 더 나은 비전과 리더십으로 반드시 이기겠다"며 거듭 자강론에 힘을 실었다.
박지원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이 건재하고 있는 한 자유한국당과의 (연대는) 절대 안 된다"고 못을 박았다. 그러면서 "자유한국당은 박근혜 중심의 당이고 바른정당은 박근혜 파면을 위한 정당"이라고 비판하면서 독자노선을 강조했다.
국민의당 한 관계자는 조세일보(www.joseilbo.com)와의 통화에서 "당에서는 특정 당과의 연대에 대해 꾸준하게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밝힌 뒤 "국민들은 단일화에 대해 관심이 크지 않다. 후보가 몇 명으로 나오는 것과 상관없이 문 후보와 안 후보 중 누가 더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데 적합한 인물인지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안 후보가 '문-안 양자 구도'를 연일 설파하고 있다는 점이다. 안 후보의 바람대로 문 후보와 양강 구도로 대선을 치르려면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후보들이 정리가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홍-유 후보들이 스스로 본선에서 드롭(대선 포기)할 가능성은 없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MBN·매일경제의 의뢰로 지난달 27~31일까지 전국 성인 25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3일 발표한 정당후보별 지지도 조사에서 5자 가상대결 시 문재인 43.0%, 안철수 22.7%, 홍준표 10.2%, 유승민 3.9%, 심상정 3.9%의 순으로 나타났다. 또 문재인·안철수·홍준표 3자 대결일 경우에도 문 후보는 47.1%를 기록, 안 후보(26.3%)와 홍 후보(11.9%)의 지지율 합계보다 많게 나왔다. (무선 전화면접(19%)-무선(71%)·유선(10%), 응답률 9.9%,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1.9%p. 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
하지만 이날 발표된 내일신문-디오피니언의 4월 정례 여론조사에서 보수-중도 후보 단일화 등을 전제로 한 문재인-안철수 양자 가상대결에서는 안 후보가 43.6%를 얻어 문 후보(36.4%)를 이기는 결과가 나왔다. (지난 2일 전국 17개 시도의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 대상, 유선전화면접조사(39.7%)-인터넷 조사(모바일 활용 웹 방식 60.3%) 병행, 응답률 13.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자강론으로 독자적 노선으로 문 후보와 맞상대하기엔 현재까지 여론으로 볼 때 안 후보의 힘은 역부족인 상황이다.
한편, 바른정당 유 후보 역시 홍 후보와의 단일화에 거듭 부정적 의견을 밝히면서 대선 완주 의지를 고수했다. 또 국민의당 안 후보와도 회의적 입장을 드러냈다.
유 후보는 "제가 끝까지 (대선을)완주 하겠다. 제가 보수의 대표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과의 연대에 대해서도 "국민의당과 안 후보는 외교안보 측면에서 보수 세력하고는 완전히 다른 세력"이라면서 "안보 문제에 큰 이견이 있기 때문에 연대가 쉽지 않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