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사는 2010년 설립됐으며 축전지 배터리용 재생과 제조를 하는 중소기업이다. 연 매출 359억원, 총자산 454억원이다. 신용등급은 전체 10등급 중 6등급으로 낮다. 초기설비 투자로 부채비율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사정이 이렇지만 A사 대표는 이 업계 경력이 30년에 이른다. 그의 기술개발 노력, 업계평판, 과거 거래내역 (연체내역 없음) 같은 비재무정보가 양호하다는 평가다.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됐다.
B은행은 A사의 이 같은 '비재무정보'를 고려해 운전자금대출 13억원 (3년만기)을 신용대출로 취급했다. 그 뒤 기존 단기대출이던 30억원을 장기대출로 전환해 줘 A사의 채무상환 부담을 덜어줬다.
A사는 현재 프랑스업체와 합작법인 설립 후 수익성이 지속 개선되는 상황이다. B은행은 특히 컨설팅을 통해 A사에 재무비율 개선과 자금조달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채무부담의 완화방안도 제시했다.
중소기업 A사와 B은행의 사례처럼 '무담보·장기대출'이 밑바탕에 깔린 이른바 '관계형 금융'이 지난해 크게 활성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5일 “2016년 중 국내은행의 '관계형금융' 취급 실적이 앞선 해 2015년 대비 917건 (26.1%), 6617억원 (39.4%) 증가한 4433건, 2조3411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제도 도입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대출규모 2조3411억원은 장기 2조3203억원과 지분투자 208억원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취급된 관계형금융을 업종별로 나눠보면 도·소매업 33.3% (7721억원), 제조업 32.3% (7483억원), 서비스업 10.3% (2396억원), 운수업 7.1%(1642억원) 순이다. 장기대출 조달자금별로는 은행자금이 74.8% (1조7365억원), 정책자금이 25.2%(5838억원)를 차지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제공
지원되는 대상은 부동산업을 제외한 전업종이다. 은행이 기업과 장기 신뢰관계를 통해 축적한 비재무 경영정보(대표자의 전문성, 업계평판, 거래신뢰도, 사업전망, 노사관계의 안정성)를 활용해 지분투자를 포함한 장기대출 같이 기업에 필요한 자금과 경영컨설팅을 제공하는 것을 내용에 담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관계형 금융에서 특히 단기자금 위주의 대출관행이 크게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예컨대 국내은행의 중소법인 대출기간은 상당부분 (64.8%) 3년 미만으로 지적된다. 그러나 관계형금융은 모두 3년 이상 (평균 대출기간 3.61년)으로 중소기업의 안정적인 자금 조달에 기여한다는 분석이다.
금감원은 앞으로 중소기업인의 관계형금융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중소기업주간 (매월 5월 셋째주 중소기업계가 공동으로 각종 행사 개최)'에 중소기업대상 설명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관계형금융 추진이력은 다음과 같다.
도입 (2014년 11월) =대상업종을 '제조업 및 정보통신기술업'으로 한정하고 은행자금만 관계형금융 대출범위에 포함.
취급대상 업종과 대출 인정범위 확대 (2016년 4월)= 대상업종을 전업종 (부동산업 제외)으로 확대하고 정책자금대출을 관계형금융 대출범위에 포함.
국내은행과 중기특화 금융투자회사 간 업무협약 체결 (2016년 7월)= 중기특화증권사와 은행권의 관계형금융을 연계해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 모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