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운데)와 새로운대한민국위원회 김광두 위원장(왼쪽)과 김상조 부위원장(오른쪽)(사진 문 후보측)
정부 공공역할 강조한 케인스 인용 "문재인의 경제비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14일 기업인들을 만나 자신에 대한 일각의 '반기업적'일 것이란 우려에 대해 "제가 아주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 전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초청 강연에서 "기업인들에게 아직도 저 문재인이 반기업적일지도 모른다. 이런 우려가 남아 있습니까?"라고 물은 후 이같이 답했다.
문 후보는 "참여정부 때를 되돌아보시면 선거와 정치자금 깨끗하게 만들고 정권이 기업에 부당한 요구를 하지 않으니 오히려 기업하기가 더 좋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특히 문 후보는 이날 지난 3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전해준 '제19대 대선후보께 드리는 경제계 제언'을 들어 보이며 제언문에서 인용된 경제학자 존 케인스의 말을 재인용하며 민주주의 원칙에 따른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존 케인즈는 정부의 공적 역할과 민주주의 원칙에 따른 경제정책을 강조해온 대표적인 영국의 경제학자다.
그는 "케인스는 20세기 최고의 경제학자이지요. '경제학의 과제는 정부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하는 것이다.'이렇게 (말했다.) 맞다"며 "그런데 박용만 회장님, 케인스가 그 문장 다음에 무슨 말을 이어갔는지도 잘 아시지요? '정치의 과제는, 그 정부가 해야 할 일을 민주주의의 틀 내에서 수행하는 것이다.'이렇게 말했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는 "저 문재인의 생각이 바로 이것"이라며 "저는 절대 정부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현실의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때, 그때에만 정부가 시장을 선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리고 그 역할도 민주주의의 원칙에 따라 투명하게 수행하고, 그 결과에 대해 무한 책임을 져야한다고 믿는다"고 역설했다.
이어 "민주주의가 제대로 되는 것, 그것이 바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의 출발"이라며 "이것이 바로 저 문재인의 생각이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 정부가 해야 할 일, 그리고 할 수 있는 일을 정확히 선별해서 투명하고 책임성 있게 수행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문 후보는 "(대한상의 제언이) 제 경제공약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았다"면서 "박 회장을 비롯한 대한상의와 대화하면 '한국경제의 미래를 다시 설계할 수 있겠다', '건설적인 협력파트너가 될 수 있겠다' 이렇게 느껴져서 정말로 기뻤다"고 덧붙였다.
이어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 시대는 지나갔다"며 "정경유착, 특권경제가 만든 불평등 경제를 바로 잡을 때가 왔다"고 말했다.
케인스의 '정부의 역할'을 강조한 문 후보의 이날 대한상의 연설에 대해 민주당 선대위 새로운대한민국위원회 김상조 부위원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케인즈의 말이 문 후보의 말"이라며 "(연설에서) 케인즈의 말이 문 후보의 경제철학이라고 했다"고 강조했다.
김 부위원장은 "(문 후보가 당선되면) 정부가 모든 걸 다 (개입) 하는 게 아니다. 시장이 제대로 역할을 할수 없을 때 시장을 선도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라며 "이것이 문재인의 경제비전"이라고 설명했다.
공공 일자리 81만개 창출, 대통령 직속의 4차 산업위원회 신설, 경제민주화 실현과 재벌개혁 등을 핵심으로 둔 문 후보의 경제정책이 자칫 정부가 민간영역, 시장경제 개입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거듭 불식시킨 것이다.
그는 "지금 상황에서 정부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우선 사람에 대한 투자다. 사회서비스 인프라 등에 투자를 하고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며 "특히 비정규직, 청년문제 등 공공부문에서 선도적 역할을 해서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네거티브시스템 도입 등 적극적 역할을 하겠다. 마지막 정부의 역할이 재벌개혁"이라며 "문 후보는 재벌의 지배구조개선과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대한민국위원회 김광두 위원장 역시 "세계의 3가지 경제 운영체계인 영미권, 유럽권, 북구(유럽)권 체제 어디에서도 민간이 경제 주체이고 정부가 치안이나 국방만 담당하지는 않는다"며 "단지 영미권은 정부가 하는 역할이 상대적으로 좀 적고 북구(유럽) 스타일은 정부 하는 일이 많다는 차이다. 민간 주도냐 정부 주도냐 양분화 시켜서 나눠 보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