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하에 은행을 둔 신한금융·KB금융· NH농협금융·하나금융지주는 8월부터 자본시장법 아닌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조건부자본증권 (코코본드 CoCo Bond=Contingent Convertible Bond)을 발행할 길이 열렸다. 특히 국제결제은행 (BIS)의 강화된 규제기준인 이른바 '바젤Ⅲ 자본인정 요건'에 드는 영구채 형태로 가능해진다.
금융위원회는 20일 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 및 감독규정 일부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고 밝혔다. 기간은 내달 30일 까지. 일부개정안은 이후 관계부처 협의와 법제처 심사, 차관·국무회의를 거쳐 8월 18일부터 본격 시행 예정이다.
이날 입법 예고된 시행령 및 감독규정 일부개정안은 코코본드의 '만기 (영구채 발행)', 상각 또는 주식전환의 조건이 되는 '예정사유 (부실금융기관 지정)' 같은 발행조건이 담겼다.
가령 '만기'의 경우 발행 은행지주회사가 청산․파산하는 때로 정할 수 있도록 해 바젤III 기준상 기본 자본으로 인정되는 영구채 발행의 근거가 마련됐다.
또 '예정사유'는 발행 은행지주회사가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거나, 재무구조 등에 대해 미리 정한 조건 (예시 보통주자본비율 5.125% 미만)에 해당 시 조건부자본증권이 상각되거나 주식으로 전환토록 명시됐다.
금융위에 따르면 코코본드는 평상시에는 자본으로 인정받지만 발행주체의 부실금융기관 지정과 같은 '예정사유 (Trigger Event)'가 생길 때 원리금이 자동으로 주식 전환되거나 상각되는 채권을 말한다.
현재 국내 은행지주들은 코코본드를 발행중이다. 발행 잔액이 1조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이 코코본드를 발행하는 근거는 금융지주회사법이 아니라 '자본시장법'에 따라서다. 일종의 우회로를 활용하는 셈이다.
하지만 현행 자본시장법에는 '영구채만 자본으로 인정한다'는 국제결제은행 (BIS)의 강화 규제기준인 '바젤Ⅲ 자본인정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맹점이 있다. 영구채 발행의 근거가 없어서다. 때문에 국내 은행지주사들은 그동안 30년 만기 채권의 만기가 돌아오면 자동 연장하는 방식으로 코코본드를 발행해 왔다.
금융위원회는 이에 따라 금융지주회사법을 개정해 코코본드 발행의 근거를 마련하고 이날 발행조건, 방법 등 법에서 위임된 사항을 규정해 입법 예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