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각부처가 여권발급, 국가고시 및 대학시험, 논문심사, 각종 입장료, 물품통관 등에 붙는 수수료를 턱없이 높게 책정해 국민과 기업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6일 국회 예결위의 '2000년도 결산심사보고서(총괄)'에 따르면 각부처는 국가가 서비스 또는 시설을 제공하고 수익자 부담원칙에 따라 실제 비용만 징수하도록 돼있는 수입대체경비제도의 취지를 무시하고 각종 수수료를 지나치게 높게 부과해 필요 이상으로 많은 수입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교통상부의 경우 수입대체 경비 세출예산액이 114억5천400만원인데도 예산상 세입액은 세출액의 4배가 넘는 475억2천100만원으로 책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외교통상부가 여권발급 수수료를 통해 거둬들인 실제 세입수납액은 644억8천만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의 경우 수입대체경비 세출 예산액이 99억700만원인데도 지난해 국가고시, 대학시험, 논문심사 수수료 등을 통해 거둬들인 실제 수납액은 182억6천만원에 달했다.
관세청도 수입대체경비 세출예산액은 38억6천200만원이지만 세입예산액은 90억6천800만원으로 세출예산액의 2배이상으로 책정해 통관수수료 등을 과다하게 높게 부과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 각 부처에서 예산상의 계획치를 초과해 거둬들인 수입은 수입대체경비를 초과지출하거나 일반회계상 세외수입으로 국고에 귀속되게 된다.
예결위 장기태(張基泰) 전문위원은 "수입대체경비제도는 수익자부담이 원칙이지만 서비스 제공이 우선이고, 수입은 부수적인 것이므로 국민부담경감을 위해 실제 경비만 징수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특히 외교통상부의 경우 세입이 세출의 3배를 넘고 있어 여권발급 수수료 인하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