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지난 3일 부산 집중유세에 나서고 있다.(사진 자유한국당)
'보수층' 결집 기대하는 홍준표와 자유한국당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에 대한 보수 결집 양상이 뚜렷해지자, 그 기세로 친박들의 징계가 풀리면서 '도로친박당'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홍 후보는 지난 6일 대통령 후보의 '당무 우선권' 조항을 내세우며 특별지시로 서청원, 최경환, 윤상현 의원 등 친박 의원들의 당원권 정지를 해제하는 결정을 내렸다.
또한 12명의 바른정당 탈당파들의 복당 문제도 해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주도했던 탈당파를 복당시키고 이에 반발하는 친박을 달래기 위해 친박 징계를 해제한 것이다. 친박-비박 간 파열음이 클 사안이지만 당장 대선을 코 앞에 두고 크게 반발하는 목소리는 나오지 않고 있다.
그의 이 같은 조처는 영남과 60대 이상 곳곳에 있는 보수들을 최대한 결집시키겠다는 전략이기도 하지만 결국 '국정농단'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도로 박근혜당'이 된 것이라는 비판이다.
□ 보수결집으로 상승세 탄 홍준표, '실버크로스' 됐나? = 홍 후보는 공표금지 직전 여론조사에서 2위를 달리던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지지율 동률를 기록한 바 있다.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된 7일간의 깜깜이 상황에서 '실버크로스'를 하고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지난 3일 발표된 리얼미터(CBS 의뢰)의 조사에 따르면 홍 후보의 상승세와 안 후보의 하락세가 뚜렷해지며 두 후보는 공동 2위를 기록했다.
홍 후보는 4월 중순보다 8.4%p 오른 18.6%로 조사됐고 안 후보는 같은 기간 13.7%p나 하락해 18.6%로 동률을 만들어냈다(지난 1~2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016명, 무선 전화면접(51%), 무선(29%)·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정치권 안팎에선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했던 20%의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지지자들이 막판 세를 결집하면서 선거 일주일 사이에 홍-안 후보 간 2위 싸움이 관건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치러지는 조기대선, 집권여당 책임 전무 = 문제는 이번 조기대선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치러지는 대선임에도 집권여당이었던 자유한국당이 이를 호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홍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박 전 대통령을 사면하겠다"고 공언했고, 이번 대선을 '안보 대선'으로 규정하고 문 후보를 '종북좌파'로 몰아세우고 있다. '방위' 출신 홍 후보는 특전사 출신인 문 후보에 대해 안보불안을 지적하고 있다.
더욱이 홍 후보는 막말과 부적절한 발언으로 선거판을 혼탁하게 하고 있다. 문 후보에 이어 안 후보를 향해서도 '어린 아이'라고 비하성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내는 것은 물론, 자신을 비판하고 자신이 낮게 나온 여론조사에 대해 "조작"이라고 비난한다.
sbs를 향해서는 "대통령이 되면 없애버리겠다"고까지 말해 sbs 노조의 거친 항의를 받았다.
홍 후보는 자신의 결혼을 반대한 장인을 결혼 후 26년 동안 용돈을 드리지 않고 집에도 못 오게 한 것이 알려진 데 이어 장인을 '영감탱이'라고 했다고 말해 '패륜'논란을 받고 있다.
얼마 전에는 "설거지는 여자가 할 일이라고 하늘이 정했다"며 여성비하 발언도 쏟아내고 있다.
□ 친박 징계해제-박 전 대통령 사면, 지지층 결집 '안간힘' = 그는 8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9일은 친북좌파세력 심판하는 날"이라며 "홍준표 찍어 서민정부 세우자"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우리가 표를 얻을 수 있는 데가 영남 보수층, 60대 이상 노년층이지 않나"라며 "뼛속까지 박정희-빅근혜, 한나라당인 분들도 있다. 홍 후보의 말을 듣고 시원해 하고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마음 아파하는 분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구여권 관계자는 "홍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국정농단 적폐청산은 없는 일이 되는 것이고, 2등을 해도 정권의 개혁이나 국정농단 청산에 대해서는 비협조적이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홍 후보를 향한 막판 보수 결집이 이루어지면서 민주당도 잔뜩 긴장을 하고 있다.
앞서 우상호 공동선대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문 후보의 50% 득표율 목표를 재조정하며 "막판에 보수가 총결집하면 위기가 올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막판 판세에 예의 주시하며 막판 부동층잡기, 투표율 높이기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 역시 "절대 안심할 수 없다"며 "영남지역 조직은 새누리당 조직이 꽉 잡고 있고 그 조직이 지금 자유한국당이다. 영남 조직에서 우리가 인력 등 많이 모자라 걱정이 많은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 대선 후, 내년 지방선거 주도권 다툼 예고 = 한편 정치권 일각에선 홍 후보의 '도로친박당' 회귀는 대선 이후, 내년 지방선거에서의 당내 주도권 경쟁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른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집권여당으로서 책임을 말하지만 공당으로서 후보를 안 낼 수 없고 내년 지방선거도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대변했다.
정치팟캐스트 '권갑장의 정치신세계' 진행자인 권순욱 정치평론가는 조세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나라를 팔아도 찍어준다는 골수 보수층이 35%나 되지 않느냐"며 "그들을 최대한 결집시키는 게 홍 후보와 자유한국당의 전략이다. 대선에서 최대한 득표율을 끌어 모아 내년 지방선거에서 주도권을 가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