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시도로 시청자들의 볼거리를 늘려준 안방극장 장르물 '비밀의 숲'.
'도깨비' '피고인' 이어
'비밀의 숲'도 인기몰이
시청률 20%를 돌파한 '도깨비'(tvN), 28%를 찍은 '피고인'(SBS) 등 2017년 상반기 드라마의 대표적인 키워드는 '장르물'이다. 복제인간, 외계인, 더블트랙 등 흥미로운 소재의 장르물들이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지난 10일 첫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비밀의 숲'(연출 안길호·극본 이수연)은 최근 시작한 장르물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인 4.1%(닐슨코리아)를 기록하며 대박 드라마 조짐을 보여주고 있다. 할리우드에서 내공을 쌓고 7년 만에 국내 드라마에 복귀하는 배두나와 조승우가 호흡을 맞춘 이 드라마는 검찰 스폰서, 내부 비밀, 감정이 없는 검사 등을 전면에 내세워 타 드라마와 차별화를 꾀했다.
1·2회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박진감 있는 대본과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에 '시간 순간 삭제' 드라마라는 별명을 붙여주며 입소문을 내고 있다.
◆ '복제인간'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눈길을 끈 '듀얼'.
OCN 역대 최고 기록인 6.5%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색다른 타임슬립 드라마로 호평을 받은 OCN '듀얼'(연출 이종재·극본 김윤주)은 복제 인간이 끔찍한 살인을 저지른다는 설정으로 방송전부터 엄청난 관심을 받았다. 2년만에 드라마로 복귀한 정재영과 김정은이 주연을 맡았다.
대중들에게는 다소 낯선 복제 인간이라는 소재가 SF가 아닌 추격 스릴러와 접목된 이 드라마는 4회까지 평균 2.2%(닐슨코리아)의 시청률로 순항중이다. 또 '듀얼'은 방송 시작도 전에 장르 드라마의 본고장인 미주 지역에 팔리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조율기 OCN 드라마팀장은 "OCN이 그동안 '신의 퀴즈', '뱀파이어 검사', '특수사건 전담반 TEN', '나쁜 녀석들' 등을 통해 쌓여온 장르물 노하우가 이번 드라마에 고스란히 들어갔다"며 시청자들을 만족시킬만한 퀄리티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지난달 22일 첫 방송되며 장르물 대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tvN '써클:이어진 두 세계'(연출 민진기·극본 김진희·유혜미·류문상·박은미)는 김강우, 여진구 등 믿고 보는 연기력의 배우들과 타임슬립이 아닌 더블트랙이라는 참신한 소재로 무장했다.
◆ 2037년 이라는 미래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장르물 '써클'.
2017년과 2037년 두 시대의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한 '써클'은 1화부터 미래와 외계인 등의 소재들이 등장하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끄는 데 성공했지만 부족한 CG와 소품들의 디테일이 다소 떨어지는 등 세세한 부분에서 아쉽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파격적이면서도 영리한 도전이라는 평가도 있어 극 후반부의 반전을 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과거 '장르물'은 러브라인이 중점적 스토리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점과 시청자 중간 유입이 쉽지 않은 이야기 구조를 지녔다는 이유로 방송국 입장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였다. 하지만 케이블·종합 편성 채널 등 다매체 시대에 익숙한 젊은 시청자들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해외 드라마와 비슷한 국내 작품에 반응하면서 장르물을 외면했던 지상파 방송사까지 움직이게 만들었고 안방극장에 '장르물 풍년'을 이뤄냈다.
김연수 문화평론가는 "전문 장르물의 높은 인기는 CSI, 크리미널마인드, 오피스, 셜록 등 미드·영드에서 볼 수 있듯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잡았다"라고 말했다. 평론가 허지웅도 "사회가 혼란할 수록 설명되지 않는 것들을 설명되고 음모나 사건이 명확히 해결되는 장르물을 선호한다"며 장르물의 인기 이유를 설명했다.
하반기에도 장르물의 인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4년 OCN에서 방송되어 많은 시청자로부터 장르물을 대중화시켰다고 평가받는 '나쁜 녀석들'은 올해 하반기 2탄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박중훈, 주진모, 강하늘 등이 출연할 것으로 보여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또 오는 7월에는 사회부조리에 대한 현실을 파헤치는 기자들의 치열한 삶을 그릴 SBS 드라마 '조작'이 하반기 장르물 열풍을 이끌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
